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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이슈 진단 (29)

북한 신형 미사일 막지 못하는 해군 대함유도탄 기만체계 전면 교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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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0.10.11 10:13 ㅣ 수정 : 2020.10.11 10:13

기존 함정 성능개량 및 KDDX 사업 기만체계 ROC에도 새로운 기만방식 반영되지 않은 상태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코너 리플렉터(CNR) 방식이 적용된 기만체계 중 하나인 프랑스 Lacroix Defense사의 DAGAIE NG 발사기(왼쪽)와 독일 Rheinmetall사의 MASS 성능개량형 발사기(오른쪽)의 모습. [제조사 홈페이지 캡처]
 

해군 기만체계, 채프 식별기능 가진 북한 신형 미사일에 효과 없어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우리 해군 함정에 탑재된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들이 중국, 러시아, 북한의 신형 미사일(대함유도탄) 교란에는 능력이 제한돼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지금 전쟁이 발발하면 우리 해군 함정은 북한 대함유도탄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함유도탄 기만체계 분야의 한 전문가는 최근 기자와 만나 “현재 진행 중인 KDDX 사업의 기만체계 ROC도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해군은 이런 사실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일부 함정의 기만체계 성능개량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학술지에 등재된 다수의 관련 논문들을 통해서 학술적으로도 Chaff 기만방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라고 덧붙였다.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는 적 항공기나 수상함에서 발사된 대함유도탄으로부터 아군 함정을 보호하기 위해 대함유도탄을 교란시키는 체계로서 그동안 채프(Chaff), 플레어(Flare) 등의 기만방식이 사용돼 왔다. Chaff는 알루미늄 코팅된 유리섬유로 레이더 파를 반사시키고, Flare는 점화시키면 조명탄처럼 연소되면서 적외선(IR)을 방출한다.

 

기만체계는 기만방식에 따라 기만탄 발사기와 기만탄 그리고 운용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일례로 머리카락 사이즈인 Chaff를 가득채운 기만탄을 발사기로 발사하면 Chaff가 사방으로 퍼져 공중에 떠돌면서 레이더 파를 반사시켜 함정의 허상을 만들게 된다. 적의 대함유도탄은 그 허상이 함정인줄 알고 공격함으로써 진짜 함정은 안전해지는 원리다.

 

기존 기만방식 ROC 고수한 채 일부 함정 기만체계 성능개량 추진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한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는 MASS, K-DAGAIE, K-RBOC 등 3종류이다. 이 중 MASS가 가장 최근(2014년) 도입된 제품이지만 모두 Chaff 및 IR 기만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중국, 러시아, 북한에서 개발된 신형 대함유도탄은 Chaff 식별 기능 및 MMW(millimeter wave) 레이더 탐색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해군이 현재 보유한 기만체계로는 기만 효과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신형 대함유도탄의 기능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만체계로 교체해야 할 상황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은 물론 대만 해군까지도 새로운 기만방식인 코너 리플렉터(CNR), 광대역 리피터(Broadband Repeater) 등이 적용된 기만체계로 대부분 교체했거나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 해군이 사용 중인 MASS를 만든 독일의 라인메탈도 CNR 기만방식을 적용한 MASS 성능개량형을 2015년에 내놓았다.

 

해군작전에 정통한 한 예비역 장성은 “MASS를 가동하면 차폐막이 생겨 우리도 적의 미사일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기만 효과를 믿고 의존하는데 그게 무용지물이라면 정말 심각하다”라며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우리 해군은 현재 유도탄고속함 및 기타 함정에서 운용 중인 K-RBOC 기만체계의 성능개량을 추진하면서 Chaff 기만방식의 MASS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현행 기만체계로는 신형 대함유도탄을 교란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기존의 작전운용성능(ROC)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1조원짜리 함정도 기만방식 ROC 바꾸지 않아 적 미사일에 속수무책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일부 인원들이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10년 후 전력화가 예상되는 KDX-Ⅱ급 후속함 개념설계에서는 새로운 기만방식의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를 ROC에 반영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KDDX 사업과 기존함에 설치된 기만체계의 성능개량 사업은 이미 정해진 ROC를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하다. 자칫하면 방산비리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데다 해당 업체는 다시 경쟁 입찰을 해야 하니 나설 이유가 없다. 즉 소요군인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유야무야될 상황이다. 

 

만일 KDDX 사업이 기만체계 ROC 수정 없이 진행된다면 한 척에 1조원이상 되는 함정이 수십억짜리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를 제대로 교체하지 않아 적의 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다. 해군은 지금이라도 북한 신형 미사일에 대한 대함유도탄 기만체계의 기만 능력을 확인하여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신속히 교체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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