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상장사 ESG 평가(2)] 조현준 회장의 효성, ESG평가 ‘단연 돋보였지만 2% 부족한’ 이유
김영섭
입력 : 2020.10.16 03:01
ㅣ 수정 : 2020.10.16 10:02
효성 3개사, ESG평가서 ‘A+’ 독보적 성과…기업지배구조 주주 관련 지표 준수율은 ‘0%’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연구·조사를 수행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내 900여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매년 10월에는 상장회사들을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지수로 주목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발표 등을 토대로 삼아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분석한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김영섭 산업부장] 지난 14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원장 신진영‧이하 지배구조원)의 올해 상장기업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평가 발표가 있었다. 지배구조원의 보도자료에 나온 바대로 상당한 개선이 있었지만, 기업의 ESG 개선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ESG평가‧의결권자문 기관 및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효성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도 이번 평가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냈지만, 사실 정작 중요한 기업지배구조 부문에서는 다소 미진한 평가를 받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특히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보면, 주주 관련 준수율은 0%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조현준 회장은 2018년 효성 지주회사 출범 당시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효성 3개사, 올 ESG평가서 ‘A+’…“주력 계열사 모두 지속가능성 인정”
기업지배구조원은 이번 등급평가 결과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ESG 인식 제고 및 경영환경 개선으로 상위권 기업 수가 증가한 점”이라고 꼽았다. ‘A’ 등급 이상인 우수 수준의 기업이 증가했음에도 ‘B+’ 등급인 양호 수준의 기업비중은 그대로 유지됐다. 따라서 상위 등급으로 이동한 기업이 다수 확인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B’ 등급(보통) 이하인 기업이 전체의 68%에 달해,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ESG 경영 수준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그룹 커뮤니케이션실은 지배구조원 발표 다음 날인 15일 ‘효성 3개사 2020 ESG평가에서 A+, 지배구조 대폭 개선 평가’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실제로도, 효성의 올해 ESG 등급은 단연 돋보였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모두 ‘A+’ 등급을 받았다. 조사대상 기업 760개 중 16개 기업이 ‘A+’ 등급을 받았는데, 효성의 계열사가 그 중 무려 3개를 차지했다. 이번 평가에서 S등급을 받은 기업이 없어 이들 기업의 ‘A+’ 등급은 사실상 최고 등급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효성과 효성중공업㈜ 역시 ‘A’ 등급을 획득, 지속가능경영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받은 첫 평가에서 모두 ‘A’ 등급 이상을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 조현준 회장은 ‘2019 지속가능경보고서’에서 “최근 주주, 투자자 그리고 고객을 중심으로 ESG에 대한 정보 공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효성은 ESG 체계를 확립하고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TFT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주사 전환 후 ‘VOC(고객의목소리) 경영’을 통해 시장과 주주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상호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투명하고 정확한 소통, 친환경 경영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효성이 지속가능경영 전반에 걸쳐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과제를 이행하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받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지주사 ㈜효성, 지배구조등급 ‘B+’ 머물러…주주 관련 지표 준수율은 ‘0%’
한편으로, 효성그룹을 대표하는 ㈜효성은 전체적으로 ‘A’ 등급이지만 정작, ESG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지목되는 지배구조 등급에서는 ‘B+’ 등급에 머물렀다. ㈜효성은 환경등급은 ‘A’, 사회등급은 ‘A+’를 각각 받았다. 이른바 지주사 ㈜효성은 2018년 6월 1일 분할기일 이후 자회사의 지분관리 및 투자 등을 수행하는 존속법인이다.
또 이와 관련해 지난 5월29일 공개된 ‘㈜효성 2019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자료에서 별첨으로 정리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보면 ㈜효성의 준수율은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준수한 항목은 절반 수준인 8개 항목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주와 관련한 핵심지표 4건, 즉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의 준수 여부와 관련해 단 1건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 ㈜효성은 △집중투표제 채택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여부 표기에 대한 상세 설명에서 △최근 3년간 17∼22일 전 공고함 △전자투표 미도입 △직전 주주총회를 집중일(20일)에 개최함 △배당정책 미통지, 배당실시계획은 매년 통지함 등의 내용으로 기재했다.
한편 ‘(주)효성 2019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사회적 책임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지속경영가능보고서 발간을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공개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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