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 보유액이 4년째 변함없는 이유는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외환보유액이 증가했다. 특히 유가증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금을 제외한 예치금, IMF(국제통화기금) 포지션, SDR(특별인출권) 등이 모두 전월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금 보유액이 2016년 말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47억9000만 달러로 변동하지 않아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세를 포함하지 않은 가격으로 산정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한국은행이 금을 사들이지도, 팔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10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65억1000만달러로 9월에 비해 59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외화자산 운용 수익 증가, 금융기관의 지급준비 예치금 증가,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예치금, 금, IMF(국제통화기금) 포지션, SDR(특별인출권)로 구성된다. 주로 유가증권의 비중이 가장 높다.
올해 10월 말 유가증권이 3836억6000만달러로 90%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예치금이 305억1000만달러로 7.2%의 비중을 보였다. 이어 금이 47억9000만달러로 1.1%, IMF 포지션이 43억6000만달러로 1%, SDR이 31억9000만달러로 0.7%를 구성한 바 있다.
금을 제외한 외환보유액은 모두 전월보다 증가했다. 유가증권은 9월(3790억5000만달러)보다 45.7% 늘었고 같은 기간 예치금은 13.6%, SDR은 0.1%, IMF 포지션은 0.2% 늘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금은 2016년 말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하며 변동 없는 모습을 보였다.
■ 한국은행, 수년간 금을 사고팔지 않아/금보다는 유가증권이 수익구조에 유리한 탓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년간 금 보유액이 같은 이유에 대해 “시세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장부가격으로 보유액을 산정을 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서 금일 금 1g이 6만9000원이라면 내일은 7만원이되거나 6만8000원이 되어도 그냥 1g이라는 정보를 한국은행의 기준에 따라 기록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나라도 이런 방식으로 외환보유액을 산정하고 있다”며 “시가 변동을 반영하면 통계가 그때그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동성이 있는 시세를 통계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도 금 보유액이 매년 똑같은 숫자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그동안 금을 사들이지도, 팔지도 않았는데 이유로는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은행 차원에서 수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며 “다른 유가증권이 오히려 수익구조에 있어서 유리해서 은행이 금을 매입할 이유가 크게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한국은행이 금을 사들이는 것 자체로 금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