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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무덤’된 빅히트 사태에 금융당국 IPO 개편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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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혜진 기자
입력 : 2020.11.06 07:42 ㅣ 수정 : 2020.11.21 15:28

소액 투자자 수익 어느정도 보전해야 vs 자칫하다 더 큰 손실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상장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기업공개(IPO) 제도 개선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소액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기회를 늘리는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소액 투자자를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느 정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기념식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 금융당국, 이르면 이달 공모주 제도 개편 위한 공청회 개최 / 금융위, “시장 의견 수렴해 부작용 없게 할것”

5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이르면 이달 공모주 제도 개편안과 관련한 시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 방침이다.

당국은 앞서 소액 투자자들을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월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 투자자 배정 방식은 고액 자산가일수록 유리하기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초 10월 중 관련 개편안을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11월 공청회 일정 이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모주 개편과 관련해서 시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대한 부작용이 없는 방향으로 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금융당국, 소액 투자자 우대 등 검토 / 소액 투자자는 기관투자자·고액 자산가에 비해 경쟁력 떨어지기 때문

그간 금융당국은 ‘증권 인수 업무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안에 △소액 투자자에게 공모주 개인 배정 물량 확대 △개인 투자자 우대 등의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은 위원장의 발언처럼 현행 제도가 기관투자자나 고액 자산가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금투협 규정에 따르면 유가증권상장 기업의 경우 공모주 물량은 현재 기관투자자 약 50% 이상, 일반청약자(개인) 20% 이상, 우리사주 20%, 하이일드펀드 10% 이상 등의 비중으로 배정된다.

동 규정은 우리사주 청약 미달분이 기관투자자에게 돌아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액 투자자는 상대적인 자금력 부족으로 고액자산가에 비해서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리저리 치이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SK바이오팜부터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에 이르기까지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액 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 소액투자자 우대방안 두고 업계 의견도 엇갈려/ "공모주 20~30%는 소액 투자자 배당” vs “무분별한 투자 등 역효과 우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액 투자자 우대 등의 대응방안에 대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소액 투자자 배정 물량을 지나치게 늘리면 청약 경쟁률이 더 세질 우려가 있다”고 하면서도 “공모주 시장에서 큰 수혜를 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액투자자 우대 방안에 찬성하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업계에 도는 얘기처럼 일반 투자자 몫으로 배정된 공모주(20%) 중 절반 이상을 소액 투자자에 주는 것은 과한 것 같다”며, “20~30% 정도가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빅히트 주가 하락 등의 이유를 들며 소액 투자자 우대가 오히려 부작용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소액 투자자 배정 물량을 늘린다면 공모주에 아묻따(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하는 심리를 더 자극시키게 될 뿐”이라며, “최근 빅히트 사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섣불리 투자했다가 손실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빅히트는 상장일 이후 주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재는 시가총액 50위권 안에 간신히 머물고 있어 코스피200 편입 여부까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에 소액 투자자들은 각종 온라인 종목게시판에 “믿었던 빅히트의 배신”이라며 “할 수만 있다면 환불받고 싶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B씨는 “첫 상장기업은 실적 등 정량 지표보다는 카더라식 소문에 투자 여부가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며, “빅히트를 반면교사 삼아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된 곳에 무분별하게 투자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결국 정부 개입으로 인한 역효과보다는 소액 투자자들이 학습효과를 통해 보다 진화된 투자전략을 세우는 등의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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