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삼성 사법리스크 해소는 개별 기업 뛰어넘는 한국 경쟁력 지키기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11.06 13:57 ㅣ 수정 : 2020.11.22 16:51

오해를 살 수 있지만 핵심을 찌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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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판도변화의 조짐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일체를 90억달러9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미국 그래픽처리장치 전문기업 엔비디아도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400억달러(약 45조2000억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텔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낸드부문 2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 또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기존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메모리·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격동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현재 인수합병(M&A) 동력이 멈춰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끝으로, 수조원대에 이르는 M&A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인수합병의 최종결정권자가 총수에게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체된 상황이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11월 이후 4년 가까이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인수합병에 나서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등이 접목된 AI 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손익계산서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여기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은 초격차 기술과 투자만이 기업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수출이다. 그리고 그 수출의 효자 품목 1위는 반도체다.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단순히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 문제라는 시각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 전체 수출의 25.1%는 중국이었고, 전체 수출의 13.5%는 미국이었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수출국가 1, 2위를 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두나라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이 반도체다.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1등은 삼성전자의 기술 보유와 선제적 투자라는 힘으로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인수합병으로 시장 순위가 뒤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삼성의 사법리스크 해소는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를 지키는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칫 오해를 살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을 찌르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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