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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분석]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성년후견 심판서 반박해야 할 3가지 쟁점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11.07 04:44
ㅣ 수정 : 2020.11.09 07:11
본지가 입수한 성년후견 심판 청구서 분석해보니.../정 부회장이 재산 독차지하려 부친 정경진 종로학원 이사장 이용?/현대카드 측 "정태영 부회장의 사적 부분이라 밝힐 입장 없어"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재산갈등을 빚어온 두 동생인 정은미·정해승 씨와 새로운 공방전을 벌이게 됐다. 두 동생이 지난 4일 서울가정법원에 부친인 정경진 종로학원(현 서울PMC) 이사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과 면접교섭권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청구인인 정은미, 정해승 씨 측은 법원에 제출한 심판청구서에서 정경진 이사장에 대한 성년 후견인을 지정해야 할 이유로 3가지 이유롤 꼽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3가지 이유는 모두 정태영 부회장과 관련된 사항이다. 그러나 현대카드 측은 지난 5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심판청구서에 담긴 3가지 쟁점에 대한 정 부회장 측의 입장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정태영 부회장의 사적인 부분이라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 “정경진 이사장은 중증 치매 투병 중…정태영 부회장과의 공동 유류분청구소송은 정 부회장의 일방 추친”
청구인 측은 심판청구서에서 사건본인인 정경진 이사장의 성년후견인으로 "서울가정법원이 지정하는 사람으로 선임할 것"과 “매주 1회 사건본인의 주소지 기타 청구인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사건본인을 면접교섭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 및 신상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다.
청구인 측이 성년 후견인 지정 등을 청구한 근거는 대략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 청구인 측, "정태영 부회장이 부친에 대한 접근 차단" / 면접교섭권 달라
첫째, 우선 정 이사장의 ‘중증 치매’ 투병 및 청구인의 정 이사장에 대한 접근 차단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청구인 측은 "사건 본인(정경진 이사장)은 몇 년 전부터 노인성 치매 증상이 발병한 후 몇 분 전에 말했던 내용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라면서 "그런데 사건 본인의 장남 정태영은 청구인들에게 알리지 않고 사건 본인의 거주지를 한남동 소재의 한 빌라로 이사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정태영은 사건본인의 주소를 알려주지 않은 채 사건본인과 청구인들과의 접견을 아무런 이유없이 차단하고 있다"면서 "사건본인은 1930년 9월 생으로 현재 90세의 고령이고 중환자실을 오가면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태영 부회장이 부친과의 만남을 차단하고 있으니 면접교섭권을 달라는 게 청구인 측의 요청인 셈이다.
■ 청구인 측, "정 부회장이 부친의 의사에 반해 사망한 아내 재산에 대한 유류분반환 청구소송 진행"
둘째, 정경진 이사장이 이처럼 치매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유류분 반환청구소송을 낸 것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자, 정 부회장에 의한 행위라는 게 청구인 측의 주장이다.
청구인 측은 "사건본인과 정태영은 2020년 8월 7일 청구인들을 상대로 사건본인의 아내이자 정태영과 청구인들의 모친인 망 조 모씨의 재산 상속에 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사건본인이 사망한 아내의 의사에 반해 유류분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또 "그런데도 정태영은 사건본인의 인지능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임을 이용해 사건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임의로 사건본인까지 원고에 포함시켰다"면서 "(이를 통해)사건본인은 평생 쌓아온 사회적 평가와 명예가 훼손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정 부회장은 부친이 사망한 아내의 유산과 관련해 유류분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 본인의 의사에 의한 것임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별세한 모친 조 씨의 유산은 10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의 모친인 조 씨는 당초 유언장을 통해 정은미·정해승 남매에게만 유산을 상속하겠다고 밝혔으나, 정 부회장이 유언장의 진실 여부를 의심하면서 자필 증서 유언 효력 확인을 위한 소송으로 번진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모 씨의 유언장에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청구인 측은 “아버지는 지난해 퇴직금도 받으셨고, 수 년 전부터 위중한 상태였다”며 “따라서 어머니가 재산을 상속할 이유도, 갑자기 아버지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낼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 청구인 측, "정 부회장이 부친 재산 독차지 하려고 청구인들과의 만남 차단"
셋째 쟁점은 정 부회장이 동생들이 부친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친의 상속재산을 독차지 하기 위한 것이라는 청구인측의 주장이다.
청구인 측은 "사건본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입시전문학원이었던 '종로학원'을 설립한 창업주로서 종로학원을 운영하면서 큰 명성과 명예를 쌓았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재산까지 보유하고 있다"면서 "정태영은 사건본인의 재산을 혼자서 차지하기 위한 작업을 위해 사건본인을 청구인들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 일가의 재산 다툼을 둘러싼 청구인 측 주장의 진위는 향후 성년후견 심판 과정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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