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달러당 11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16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1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에서 7.2원 내린 1108.4를 나타냈다. 환율은 7.9원 내린 1107.7원에 출발해 1107∼1108원대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 새 50원 이상 떨어졌다. 미국 대선(11월3일) 이전부터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달러 약세 용인 분위기와 함께 내년 상반기에는 1000원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월 첫 거래일인 5일 1163.4원에 시작했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1135.1원으로 마감한 데 이어 11월 들어서는 하락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달러 약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대선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끝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짐과 동시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1월 들어 코스피에서만 4조34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같은 기간 5조2700억원을 팔아치운 개인투자자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삼성전자 주식 2조560억원을 사들여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환율하락으로 인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고민에 빠졌다. 환차손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로 나스닥의 기술주 투자에 집중했던 서학개미들은 한동안 기술주들의 폭풍 질주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미국 대선을 전후해서는 오히려 뉴욕증시가 혼전을 거듭하면서 수익률 면에서 코스피보다 떨어지고 있어 초조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까지 코스피보다 미국 증시의 S&P500이나 나스닥이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9월부터는 코스피가 앞지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을 고려하면 서학개미들의 심리적 불안감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일부의 예상대로 내년 달러당 1000원대로 떨어진다면 서학개미들은 해외주식에서 이를 만회하는 수익률을 올리지 않는 한 국내증시로의 유턴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