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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수익 실현 절실한 ‘배달의민족’ 제3의 인수자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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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입력 : 2020.11.17 17:06 ㅣ 수정 : 2020.11.21 16:08

이베이와 지마켓 기업결합 승인했던 공정거래위 '이중잣대'가 막판 쟁점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국내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푸드테크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의한 인수합병(M&A) 계획이 난관에 봉착함에 따라 '제3의 인수자'를 모색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는 최근 우아한형제들이 국내에서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DH에 지분 87%를 매각하는, M&A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통보했으나 DH코리아측은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해 '원안'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요기요를 매각한다는 조건부 기업결합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도 당초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방침이다. 이번 딜이 무산될 경우, 배달의 민족에 투자한 해외사모펀드들은 투자수익 실현을 위해  다른 인수자를 물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독일 푸드테크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에 대해 공정위가 사실상 승인 불가 입장을 보임에 따라 우아한형제들이 제3의 인수자 물색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강신봉 대표,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사진=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우아한형제들]

 

이와 관련 DH코리아 관계자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사가 공정위에 의견서를 어떤 내용으로 언제까지 제출할 것인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9일 전원회의를 열어 DH코리아의 의견서 등을 검토해서 최종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 

 
■ DH, 국내 배달앱 시장 2위 요기요 매각 가능성 희박/"DH측의 공정위 설득 여부에 M&A 성패 갈려"

 

DH가 공정위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DH는 DH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를 통해 한국 배달앱 시장 2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팔면서까지 1위 배민을 인수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기요를 팔 경우 DH가 한국 배달앱 시장을 점유하는 플랫폼은 시장점유율 1%대인 배달통만이 남는다. 여기에 요기요가 최근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새로운 컬러를 선보이는 등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상황 등을 미루어볼 때, 매각 가능성은 더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요기요의 새로운 BI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배달앱 시장에서 2위라는 주도권 지키기를 위한 변화로 읽힌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59.7%), 요기요(30%), 배달통(1.2%)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DH가 아닌 제3의 인수자를 찾는 방안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남은 기간 DH측이 공정위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M&A 성공여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상적으로 나와있는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을 더한 값으로만 시장을 독과점한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역동적인 플랫폼 시장을 공정위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베이가 지마켓 인수 당시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시장독과점 수치가 나왔지만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내줬으며, 또 현재 쿠팡에게 전세가 역전됐다"면서 "그만큼 플랫폼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2009년 오픈마켓 1,2위였던 이베이와 지마켓의 기업결합은 '3년 수수료 동결'조건으로 승인

 
실제 2009년 오픈마켓 시장 1·2위였던 이베이(옥션)와 지마켓의 기업결합에서 공정위는 "3년간 판매 업체 수수료를 올릴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고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당시와 다른 공정위의 '이중잣대' 논란이 마지막 최대 쟁점으로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닐슨코리안클릭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이커머스의 홈페이지와 앱을 찾은 전체 이용자 가운데 4주 연속 방문한 '충성고객' 비중이 높은 두 번째 회사는 쿠팡이었다. 1위는 44%에 달한 티몬이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표=뉴스투데이]

 

■ 배민 창업주 김봉진 의장 우아한형제들 지분 9.89% 나머지 90.11% 해외 사모펀드

 

공정위와 DH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우아한형제들은 DH가 아닌 제3의 인수자를 찾는 방안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지난 3월 공시된 우아한형제들의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회사 창업주인 김봉진 의장의 지분율은 9.89%에 불과하다. 

 

김 의장을 제외한 지분 90.11%는 해외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중국계 사모펀드인 힐하우스캐피탈이 18.02%, 브로드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홀딩스가 9.69%, 기타로 분류된 이들이 62.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를 4조7500억원으로 평가해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기로 했다.

 

김봉진 의장이 창업주라는 점에서는 상징적이나, 외국계 사모펀드들은 수익실현을 위해서 우아한형제들의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배달앱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입장에선 매각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김봉진 의장이 보유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이 많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우아한형제들이 DH가 아닌 다른 인수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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