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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이공계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 수시채용서 우수수...코로나19 취업쇼크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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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입력 : 2020.11.18 08:01 ㅣ 수정 : 2020.11.21 16:48

‘고용한파’장기화에 코로나19 겹쳐 명문대 이공계도 대기업 '서류 광탈' / 대기업 관계자, “채용 인원은 공개 어려워...직무에 맞는 역량 키워서 지원해야”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서울대 왜 나왔나 싶죠.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올해 지원한 기업들 중 꽤나 많은 곳에서 서탈(서류탈락)을 경험했어요.”

서울대 공대 4학년 2학기 재학 중인 A씨(26,남)는 이처럼 요즘 취업난 실태를 토로했다. 그는 “서울대라고 무조건 서류 전형 합격이 보장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힘이 모두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신입·경력 채용을 위해 화상면접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면접이라도 가 볼 수 있다면”...갈 곳 잃은 서울대생들/"작년까지는 떨어지면 바보라던 삼전인데..."

A씨만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서울대 이공계열 내년 졸업 예정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내용이다.

 

서울대생들이 모인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서탈’을 검색하면 서류에 합격하지 못한 취준생들의 수많은 게시글을 볼 수 있다.‘삼성전자 상반기 공개채용에서 최종 전형에 갔는데 올해는 서탈’, ‘작년까지만 해도 떨어지면 바보라던 삼전(삼성전자)이 언제 이렇게 올라갔냐’, ‘다시 수능 보고 의대 가고 싶다’ 등과 같은 하소연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서류 합격 컷이 높아졌음을 체감하는 글이 다수다.

한 익명의 게시글 작성자는 "공대생인데 올해만 서탈 10회 이상"이라며 "자동으로 취업 재수인데 너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게시글 작성자도 "카이스트 3.9도 삼성전자 서탈한다는데 노는 게 마음 편할 듯"이라고 푸념했다. 취업깡패라는 애칭을 갖고 있던 서울공대나 카이스트 출신들이 서류탈락을 걱정하는 신세가 된 것은 충격적인 풍경이다.

이외에도 "서울대 나와봤자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4년 동안 헛수고했다", "취업 포기한다" 등 취업의 벽을 넘지 못한 취준생들의 고민 글이 이어졌다.

 

이제 더 이상 명문대도 합격의 보증수표가 되어주지 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취업난이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급기야 “면접 탈락이라도 해 보는 게 소원”이라는 취준생들도 등장했다. 서류 합격조차 쉽지 않으니 면접 전형을 경험이라도 해 보고 싶다는 얘기다.

   

고려대 생명공학계열 졸업생인 B씨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은 물론이고 중소 제약사에도 응시했으나 대부분 서류 전형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는 "취업한파가 생각보다 훨씬 심하다"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이 신성장산업이라고 하는 데 세칭 명문대의 관련학과 전공자인 내가 이런 처지에 몰릴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 방향감각을 상실한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연세대 공대에 재학 중인 C씨는 현대자동차 수시 채용에서도 서류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그는 현재의 취업난을 두고 “그야말로 취업 비상사태”라고 표현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필기시험 등의 과정에서 응시인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서류 전형부터 선발 인원을 줄이는 게 분명하다”라며 “고학번 선배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니 취준생들이 누적되며 실질 경쟁률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명문대 이공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의 종말' 시대 도래설 파다/기업 관계자, "명문대가 합격 보장 아냐, 직무역량 키워야"지적

명문대 출신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노동의 종말'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야기도 파다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기업들이 채용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점등으로 인해 서류 전형 선발 인원이 대거 줄었다는 취준생들의 의심에 힘을 싣는 증거다.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취업난 악화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대표 윤병준)가 하반기 신입 공채에 지원한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신입 채용 구직활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30.3%가 지원한 모든 기업 서류 전형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평균 7.8곳의 기업에 지원해 1.8회의 서류 합격을 경험했다.

한편 복수의 대기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용 인원이 줄었냐”는 질문에 “채용인원 등의 정보는 민감한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명문대생이라고 무조건 서류에 합격할 것이라는 것 또한 논리의 비약”이라며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원 직무에 맞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 등을 통해 지원자가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에 최적화된 인재임을 어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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