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영섭 기자] 시스템통합(SI)을 주력으로 하던 25년차 IT서비스 기업 ‘이포넷’이 개발한 플랫폼 중에서 문자 그대로 ‘색다른’ 앱이 있다. 바로 블록체인 기반 기부 애플리케이션 ‘체리(CHERRY)’다.
체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기부 플랫폼이다. 이름부터 ‘기부’를 뜻하는 영어 단어 ‘Charity’에서 운율을 따 와서 지었다. 지난해 8월 클로즈베타를 시작해 같은 해 11월 오픈베타를 거쳐 그 해 12월 16일 그랜드 오픈 행사를 개최해 정식 출시됐다.
이 앱에서는 흡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둘러보는 것처럼 ‘캠페인’이라는 명칭의 각종 기부 주제들이 나란히 출력된다. 이 추천 목록에 오른 기부처 중 원하는 캠페인을 선택하고 원하는 만큼 결제해 기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부를 받고자 하는 측에서도 이 앱을 통해 모금에 동참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라는 단체에서 게시한 캠페인은 ‘항암제를 맞으며 혼자서 공부하는 서연이를 응원합니다’를 제목으로 하며 모금 취지를 소개한다. 목표 금액과 현재까지 모금된 금액이 출력되며 이 캠페인으로 모금된 돈이 지출 내역도 살펴볼 수 있다. 기부 참여자가 금전적 후원 외에 행사 참가도 가능한 경우 참가 신청을 함께할 수도 있다.
기존의 여러 기부 플랫폼들과의 변별점은 이 앱에서 기부금을 결제하면 먼저 모금용 금고로 입금되며 동량의 기부 전용 암호토큰 (체리포인트)가 발행된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선택한 캠페인으로의 실질적인 기부금 전달은 이 체리포인트를 통해 이뤄진다. 체리 포인트의 형태로 기부금의 이동이 이뤄져야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포넷이 기부 과정에 블록체인를 적용하는 데 사활을 걸게 된 건 우리나라에서 기부 행위를 가로막는 원인을 낮은 신뢰도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기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낸 돈이 정말로 처음 지목했던 곳에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서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부를 결심한 사람조차도 결제 행위가 편리하지 못해 쉽사리 기부에 나서지 못하는 점도 겨냥했다. 결제 과정이 복잡해 중도에 결제를 포기하거나 원하는 결제 수단이 없어 결제 빈도가 낮아지는 현상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부 과정에서도 간편계좌 이체, 네이버페이, 엘페이 등 간편결제를 도입했다는 게 이포넷의 전략이다.
이와 관련 이수정 이포넷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매체 ‘더 비체인’과의 인터뷰에서 “체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다양한 기부 단체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기부를 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라며 “포인트 성격의 토큰을 구입하면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종합 기부 쇼핑몰 성격의 서비스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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