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몽 박현호 대표 “미래 일하는 법 ‘휴먼 클라우드’ 실현한다”
[뉴스투데이=김영섭 기자] ‘180만건의 누적 거래’, ‘6만건의 월 거래건수’, ‘98.4%의 만족도’, ‘프리랜서 총 등록 서비스 개수 25만개’
무슨 내용인지 궁금할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프리랜서 마켓, ㈜크몽(Kmong‧대표 박현호)의 지난 9년여 쌓은 실적과 이용고객 평가다. 크몽은 IT,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전문성을 상품화해 거래하는 마켓이다. 캐치프레이즈로 ‘프리랜서 전문가는 수익을, 의뢰인은 비즈니스 성공을’ 내걸었다.
‘크몽 신화’를 이끈 박현호 대표는 뉴스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정규직보다는 프리랜서가 당장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크몽은 궁극적으로 미래 일하는 법을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로 구축하려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IT 발전에다 IT 전환으로 기업들은 서버 인프라 구축을 클라우드로 해결했다”며 “컴퓨터 자원을 통해 유연하게 비즈니스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처럼 앞으로는 정규직으로 채용해 옆에 두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리소스를 크몽 플랫폼을 통해 유연하게 쓰면 비즈니스 구축과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몽의 서비스는 “놀랍다”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프라임(Prime) 서비스’는 100만건의 거래 분석과 인터뷰, 레퍼런스 체크를 통해 엄선한 ‘톱(Top)2% 전문가’를 소개한다. 필요한 업무를 알려주면 전문가가 견적을 보내는 ‘맞춤견적’도 눈에 띈다. 기업외주와 아웃소싱 전담매니저가 관리해 주는 ‘엔터프라이즈’는 전문가 매칭과 커뮤니케이션, 계약 및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2011년 6월 지리산 골짜기에서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탄생시킨 크몽은 창업 초창기 ‘재능기부’란 사회적 가치를 사업에 접목시킨다. ‘모닝콜 해주는 재능’, ‘욕 들어주는 재능’ 등 재미있는 서비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진주 칠암동 경남과학기술대 창업보육센터 조그만 사무실에서 출발, 창업 2년여 뒤 2013년 9월 서울로 진출, 지방의 청년창업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 “크몽 플랫폼, 비즈니스 구축‧성장의 동반자”…“실력있는 프리랜서 대세”
Q. 크몽의 수익모델이 프리랜서 시장의 성장이라고 하는데.
▲ 미국 일자리서 돈 버는 사람 3명 중 1명은 프리랜서라고 한다.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를 가리키는 팬덤(fandom)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프리랜서가 늘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언택트(비대면) 중심으로 새로운 프리랜서 직군들이 급증했다. 프리랜서 플랫폼이 실제로 성장했다. 글로벌 프리랜서 플랫폼 파이버(Fiverr)는 팬덤의 영향으로 작년대비 2배 성장했고 주가는 무려 8배로 폭등하며 각광받고 있다. 국내 크몽 같은 경우 팬덤으로 프리랜서 등록 건수가 2배로 증가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투잡 경제인구가 많이 늘었다.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트렌드가 정보통신기술(ICT) 4차산업혁명에다 언택트 등의 영향으로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Q. 고용시장이 앞으로 프리랜서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보는가.
▲ 기업들은 채용시장이 경직돼 있다. 사업도 불확실하면서 인력 채용이 부담이다. 주 52시간제에다 해고도 어렵다. 채용 환경이 좋지 않은 것이다. 인력채용 대신에 유연한 방식의 프리랜서를 이용해 일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재택 근무가 많이 늘었다. 주 52시간 어려운 부분이 있고 해서 프리랜서가 유연하게 빠르게 일하는 데 적합한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전에 기업의 고정관념이 직원을 옆에 보면서 일하고, 즉 자리의 개념으로서의 일이었다. 워크(work‧일) 중심이 아니라 잡(job‧일자리) 개념으로 본 것이다. 일정한 공간에 상주하는 잡으로서 고정관념이 코로나19 등으로 재택근무 같은 ‘원격 워크’ 확산으로 깨지고 있다. 반드시 옆에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 없어진 것이다. 실력 있는 프리랜서가 대세로 떠올랐다.
Q. 크몽 프랫폼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 그렇다. 크몽에도 큰 기업들이 수요 고객으로 늘었다. 예전에는 스타트업, 벤처가 주로 이용했다면 요즘에는 큰 기업들이 문의가 늘었다. 갈수록 기업들이 정규직보다는 프리랜서가 당장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크몽은 궁극적으로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려 한다. 비즈니스 발전, IT 발전에다, IT 전환으로 기업들은 서버 인프라 구축을 클라우드로 해결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대표적이다. 기업들은 자체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 된다. 서버 리소스를 컴퓨터 자원에서 유연하게 얻고 자체 비즈니스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나아가 예전에는 정규직 채용을 통해 옆에 두고 근무를 시키는 방식에서 필요하면 크몽 플랫폼에서 유연하게 쓰는 방식을 도입해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성장시키는 데 크몽 플랫폼이 도움을 주고 하는 것이다.
■ “크몽, 기업 HR(인적자원관리)시장 진출”…프리랜서 전문성에 ‘방점’
Q. 크몽의 창업 초창기 재능기부 개념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 크몽은 재능기부에서 시작해 프리랜서 마켓, 프리랜서 서비스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기업들이 영상제작과 웹서비스 개발을 할 때 프리랜서 서비스를 이용한다. 프리랜서 마켓의 독보적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크몽은 기업 HR 시장으로 진출하겠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프리랜서를 활용하는 게 하나의 옵션이었다. 회사 내부 인력이 있지만 부가로 하는 데 프리랜서를 이용하는 수준에서, 팬덤 이후에는 언택트에다 사업 불확실, 인력채용 문제 등이 부각하면서 아예 필요한 부분에 대해 프리랜서를 활용한다. 채용 형태가 아니라 프리랜서 전문성에 방점을 둔 것이다. 예전에는 필요한 개발자를 정규직 채용했지만 지금은 프리랜서를 뽑아 필요한 일을 주문한다. 기업이 훨씬 유연하게 인력 자원을 쓸 수 있다. 핵심 2∼3명을 뽑고 나머지는 프리랜서를 쓰는 것이다. 고정인력을 줄이고 나머지는 프리랜서 쓰는 것이다.
Q. 프리랜서는 외주라는 것과는 다른 것인가.
▲ 비슷하지만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내부서 할 수 없는 것을 주로 외주라는 형태에 의존했다면, 이 다음 단계는 고정 인력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요즘 스타트업은 프로젝트 매니저만 채용하고 나머지 필요한 것은 직원을 뽑는 게 아니라 실력 있는 마케터, 실력 있는 개발자에다 디자이너까지 뽑는다. 사업 확장도 필요한 전문가를 바로 줘서 바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일부에 한해, 부분적으로, 선택적으로 일을 주는 외주와는 차원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Q. 그러면 크몽 프리랜서 서비스는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나.
▲ 기업공채는 물론이고 사람을 채용하는 데 사실 객관적 데이터는 없다. 능력 검증이 실제로 어렵다. 오히려 크몽은 사용자 리뷰나 평가가 쌓여 있다. 검증가능한 기록이 있다. 의뢰인 평가 포트폴리오 등 해당 프리랜서가 수행했던 일 자체에 대한 실적이 있다.
Q. 크몽 9년의 성적표를 소개하면.
▲ 크몽은 지금까지 거래건수 누적 180만건을 기록했다. 현재 월 평균 거래건수 6만건에 달한다. 크몽에 등록된 프리랜서 서비스는 25만개로 집계된다. 이를 전부 오픈 하지는 않고 필터링을 한다. 실제 서비스 3만∼4만개다. 무엇보다 서비스 거래액이 과거 1만원, 10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3000만원, 나아가 최고 3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작은 일감에서 시작했지만 기업들이 필요한 거래 건이 많이 포함돼 있다.
■ “기업 엔터프라이즈 사업 급진적 성장”…전자책 거래‧상담 카테고리 늘린다
Q. 현재 크몽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사업은.
▲ 엔터프라이즈 사업이다. 관공서와 중견기업 나아가 대기업이 좀 더 비용을 많이 쓰면서 크몽이 추천서를 써주고 적격자를 추천해주고 계약도 해주고 하는 식의 이른바 호텔 컨시어지(Concierge) 같은 서비스를 바라면서 기업전용 서비스를 론칭했다. 대기업이 많이 쓴다고 할 수 있다. 크몽 엔터프라이즈, 크몽 내 기업전용 서비스다. 매니저가 진행 상황을 도와준다. 올해 1월 엔터프라이즈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이하였는데 지금은 월 거래금액 대비 6%까지 성장했다.
Q. 크몽이 앞으로 주요 추진할 계획은.
▲ 최근 기업들이 단기채용 문의가 늘었다. 단기채용은 기업 HR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발자 3개월, 디자이너 2개월, 영상제작 3개월 채용’ 등 식으로 단기채용 수요가 많이 늘었다. 기업 정규직 채용이 아닌 단기채용 수요에 따라 그런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다. 크몽은 단기채용을 시작으로 기업 HR 진출 등으로 명실공히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 실현에 매진하겠다. 덧붙여 말하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투잡, ‘N잡러’까지 유행어를 넘어 트렌드로 방향을 잡아가는 상황이다. 크몽에 전자책을 팔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난 점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상담쪽 카테고리도 늘리겠다. 투잡으로 그걸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내년에는 서비스를 더 확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