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의 '혁신 공무원' 이원호 학예연구관, ' 라이다 드론'으로 독도 정밀 관측 성공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공무원들은 규정을 따지느라 ‘혁신’을 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공무원들의 창의성을 인정해 주신 것 같아 뿌듯한 마음입니다.”
문화재 보존 관리 분야에서 최초로 '라이다'를 장착한 드론을 독도 상공에 띄워 초정밀 3차원 입체(3D) 지형 자료들을 구축한 점을 인정받아 특별승진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 이원호 학예연구관은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적극 행정을 인정받은 소감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그는 특별승진을 통해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승진했다. 이 연구사는 인사혁신처는 지난 23일 발표한 '2020년 적극행정 추진 성과'로 인사상 특전을 받은 219명 중의 한 명이다.
■이원호 연구관, "접안 어려운 독도 자연유산 연구 위해 라이다 실측 시도"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그 빛이 주위의 대상 물체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함으로써 주변의 모습을 그려내는 정밀 장치다. 이원호 학예연구관은 이 라이다를 드론에 장착하고 3D 레이저를 탑재한 ‘라이다 드론’을 통해 독도의 모습을 정밀 실측 영상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학예연구관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제6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근정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자연유산을 연구하는 게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주 업무인데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자연유산은 험지에
있는 경우가 많아 연구가 어렵다”며 “특히 독도 천연보호구역 같은 경우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어 접안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문화재로 지정된 자연유산의 원지형 데이터를 측량하는 게 중요한데 자연유산의 경우 영역이 넓고 훼손도 많아 육안으로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이 학예연구관은 “2009년부터 애드벌룬을 이용해 무인 항공촬영을 실시했고 2014년에는 3차워 입체(3D) 스캐너를 통해 지형을 스캔한 뒤 입체도를 그리는 3D 맵핑 측량 기법으로 측량을 실시했다”며 “자연유산 연구와 관련해 한중일간 원활한 교류도 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애드벌룬과 3D 스캐너를 이용하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라이다를 도입해 지형 측정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이다. 이 학예연구사는 라이다 도입을 통해 독도의 완벽한 원 데이터를 추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라이다를 이용해 매년 같은 시기와 시각에 독도의 모습을 기록할 예정”이라며 “그렇게 축적한 데이터를 중첩시키면 정밀 3D와 GPS 기술을 접목해 지형의 변형과 부피 변화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행기나 드론에 장착이 불가해 지상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레이저를 한 번씩 튕겨 지형을 파악하는 방식이던 기존 3D 스캐너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얘기다.
■"공무원들에게 가진 국민들의 선입견 깨고 싶었다"
라이다 도입으로 특별승진이라는 쾌거를 이룬 소감에 대한 질문에 이 학예연구관은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공무원들에게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고 입을 뗐다. 그는 “문화재청에 소속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우리나라 문화재를 다루는 유일한 국가기관으로 구성원들의 사명감이 투철하다”며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문화재와 자연유산을 보존하고 이것을 관리하는 과정에 있어서 창의성을 가장 중시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결과물을 통해 공무원들이 구태의연하고 규정만 따질 것이라는 편견이 조금이나마 사라졌기를 기대한다”며 “자기 업무에만 열중했다면 이 같은 결과는 일궈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문화재 보존 관리 분야에서 라이다를 이용한 것은 최초다. 이 학예연구관은 “‘최초’라는 이름에 생기는 부담감도 있지만 앞으로도 라이다 등 다양한 기기들을 이용해 유효한 데이터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문화재 보존과 연구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문화재청은 연구사와 연구관이라는 두 직급이 있다"면서 "이번 작업에 대해 평가를 받아서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승진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