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삼성생명에서 알아주는 영업맨으로 시작해 독립법인 보험대리점(GA) 업계 최고자리에 오른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이 참담한 신규상장 성적표를 받았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 2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나 곽근호 회장의 명성과 달리,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플러스에셋은 이날 오전 전거래일 대비 7.72% 하락한 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당일 공모가(7500원)보다 8% 높은 81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결국 6880원에 장을 마친데 이어 이날은 6100원까지 하락하며 공모가 대비 18.6%나 떨어졌다.
이 회사의 주가 부진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3.66대 1에 그치며 올해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에 참여한 기관들 수도 99건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희망공모가 1만500~1만2300원에 비해 크게 낮은 7500원에 최종 공모가가 결정됐고 상장 이후 공모가를 지키는데도 실패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이 1478만5322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65.40%로 적지 않은데다 보험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고 진단했다.
곽근호 회장은 ROTC 출신으로 삼성생명에 입사해 영업1위를 차지하는 등 보험업계에서는 이름난 영업맨이었다.
삼성생명 시절 워낙 쉬지 않고 일해 지점의 말단 총무부터 시작해 영업소장으로 고속 승진하고 이후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일하면서 경영에 일찍 눈을 뜬 곽 회장은 국제증권 인수작업, 삼성화재 애니카 서비스 도입 등 굵직한 업무를 처리했다.
2007년 독립한 그는 금융계 지인들과 함께 독립법인 보험대리점인 에이플러스에셋을 만들어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 기간 에이플러스에셋은 오히려 사세를 더 불렸으며 설립 3년 후인 2010년에 최고 수준의 GA로 성장했다.
3년간 우여곡절 끝에 상장에 성공한 곽 회장은 미국 M파이낸셜 같은 보험과 자산관리 부문에 특화된 회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유층과 기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삼아 회사의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신규상장 성적표는 기대를 크게 밑돌았지만 곽 회장이 걸어온 길을 고려하면 주가를 반전시킬 비책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 또한 낮지 않다.
미국이 GA를 통한 보험판매가 80%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아직 40% 수준이어서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곽 회장은 “아마존이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물류, 금융 등 10개 분야에 진출했듯이 에이플러스에셋도 고객 삶을 아우르는 다양한 부문에 진출해 토털 허브 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