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인터뷰] 승무원을 꿈꿨던 '남성 테라피스트' 김성환

강소슬 기자 입력 : 2020.11.28 07:13 ㅣ 수정 : 2020.11.29 12:09

누군가에게 좋은 경험 제공하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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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국내에서  테라피스트(치료사)는 마사지나 피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을 지칭한다. 때문에 대부분 종사자는 여성이다.  보통 남성들이 업으로 삼겠다고 나서기 쉽지 않다. 고객들 입장에서도 남성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점에서 테라피스트로 일하고 있는 김성환씨는 일종의 통념을 파괴한 직업인이다. 그의 직장은 2012년 10월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스파를 오픈한 러쉬이다. 맛사지 등으로 단순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휴식과 치유를 제공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따라서 김성환씨는 직장에서 유일한 남성 ‘소울 테라피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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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 김성환(베가니스) 테라피스트 [사진=강소슬 기자]

 

다음은 김성환씨와의 인터뷰 내용.

 

Q. 여성 직업이라는 인식이 테라피스트가 된 이유는?

 

A. 호텔에서 일을 하다 승무원 준비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러쉬 매장에서 일하는 것이었는데,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게 됐다. 

 

당시 일명 ‘땅콩회항’ 등의 이슈로 세상이 시끄러웠는데, ‘난 단순히 제복에 매료되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결국 승무원의 꿈을 접고, 현재 나에게 보람을 주고 있는 스파 테라피스트를 하며 고객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테라피스트로 일해보니 어떤가?

 

A. 2년 정도 근무했다. 스파 프로그램을 받은 고객들이 편안함 속에 힐링을 느꼈다는 등의 만족감을 표시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매일 테라피스트로 일을 하며 누군가에게 좋은 경험과 시간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 

 

Q. 일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이를 극복한 방법은?

 

A.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스파 프로그램을 받은 고객이 처음으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피드백을 남겼을 때였다. 고객에게 만족감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점에 혼자 자책하기도 했지만, 온전하게 고객을 대하겠다고 마음먹고 틈틈이 공부를 테라피스트 관련 공부를 했다. 그 계기로 더욱 단단해지고, 성장하게 된 것 같다.

 

Q. 함께 일하는 테라피스트 중 유일한 남성이라 들었다. 

 

A. 한국의 러쉬스파는 총 2곳(압구정, 경리단)이 있는데, 여기서 근무하는 사람 중 유일하게 나만 남자다.(웃음) 장점은 배드를 넘어설 정도로 키가 큰 고객이 방문해도 보살핌이 가능하다는 점과 몸을 들어 올리는 리프팅 동작들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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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러쉬 프로모션 모델로 촬영한 김성환 테라피스트 [사진제공=러쉬]

 

Q. 직장의 장점과 가장 마음에 드는 복지는?

 

가장 큰 장점은 기업이념이라 생각한다. 러쉬는 자연으로부터 얻은 신선한 재료와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재료만을 사용해 모든 제품을 손으로 만들어 선보인다. 최근 많은 기업이 환경과 동물, 지속가능성 등의 이념을 바탕으로 경영하고 있다. 나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장점이다.

 

러쉬는 독특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올해 초 매장에 걸릴 프로모션 사진을 찍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수락해 사진 촬영을 했고, 그 사진이 매장에 걸리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와 그 속에서 일할 수 있는 것도 회사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Q. 테라피스트 취업을 꿈꾸는 취준생을 위한 직업정보는?

 

A. 러쉬 제품에 대해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채용이 많지 않지만, 채용 시 최종 관문인 '사인오프'라는 테스트에 통과해야만 테라피스트로 일할 수 있다. 

 

채용절차는 면접을 본 뒤 한 달가량 트리트먼트 프로그램을 배우고, 사인오프에 합격하면 입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면접 통과 후 트리트먼트 프로그램 교육까지 다 받았지만, 사인오프에서 떨어져 입사를 못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주어진 트레이닝 기간 동안 동작들을 몸에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몸을 활용해 일하는 직업인 만큼 평소 컨디션 조절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명상과 요가를 하며 마음과 몸의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체력 등을 키우기 위해 PT를 받으며 헬스장을 다니는 등 다양한 운동을 해봤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나에게 맞는 일은 명상하며 호흡 할 수 있는 요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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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 김성환(베가니스) 테라피스트 [사진=강소슬 기자]

 

Q. 스파를 소비하는 주요 세대는?

 

A. 아직도 2030대 여성이 스파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편이지만, 최근에는 성별과 연령대가 점차 다양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Q. 코로나19 여파를 받고 있나?

 

A. 다행히 코로나19 이후 예약이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고객이 같은 공간에 머물지 않을 수 있도록 예약 시간의 조절과 동선을 고려하고 있으며, 방역지침에 따라 매번 소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Q. 현대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치유법은?

 

A. 바쁘게 살아가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명상을 추천한다. 어렵거나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에서 오로지 호흡 하나에만 계속 집중하며 잠시만이라도 명상을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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