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최고치 경신에도 지금이 꼭지라고 보고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개인투자자들, 이달 들어 7000억 순매수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외국인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청개구리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KODEX200선물인버스2X 종목을 매수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순매수액이 7000억원을 넘어섰다.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지수가 하락하면 두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 레버리지 상품으로 고위험 종목으로 꼽힌다.
지수하락에 베팅하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하지 않는 KODEX인버스 상품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이 1500억원을 웃돈다. 두 종목을 합하면 8500억원어치 이상을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월말 2267.15에서 30일 오전 현재 2624.10으로 15.7% 올랐다.
지수가 떨어져야 상승하는 KODEX인버스는 10월말 5630원에서 30일 오전 4815원으로 14.4% 하락했고 곱버스 종목인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같은 기간 4410원에서 3225원으로 26.8% 하락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지수하락에 베팅하며 KODEX인버스와 곱버스 종목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은 10~20%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들의 KODEX200선물인버스2X 평균매수가는 3600원대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뉴욕증시 상승흐름과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왕성한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지수상승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수가 지금처럼 계속 상승할 경우 KODEX곱버스 종목투자자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인버스보다 2배로 늘어나게 되어 큰 손실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지난 4월 국제원유값 하락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던 원유 곱버스 종목들의 사례에서 보듯 일단 손실이 커지면 단기간에 지수가 대폭락하지 않는 한 KODEX곱버스 종목은 구조적으로 손실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른 인버스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 역시 평균 매수가 대비 수익률은 TIGER200선물인버스2X가 마이너스 11.47%, KB STAR 200선물인버스2X가 마이너스 12.26%를 기록하는 등 모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