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窓]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왜 주가가 회복한 상태에서 신세계와 이마트 증여를 결정했을까, 증여시점 궁금증 증폭
정승원 입력 : 2020.12.01 10:46 ㅣ 수정 : 2020.12.03 07:12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내야 할 증여세 규모 2962억원으로 최종 결정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신세계그룹 승계작업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일부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증여한 시점이 주목된다.
정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시점이 아닌, 주가가 반등 중인 상태에서 증여를 결정, 결과적으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더 많은 증여세를 부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연합뉴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9월28일 아들 정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2%를 증여하고 딸 정 총괄사장에게는 신세계 지분 8.22%를 각각 증여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증여액은 신고일 기준 전후 두 달간 종가를 평균해 결정하기 때문에 지난달 27일 증여세 규모가 최종 확정됐다.
주가평균을 기준으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내야 할 증여세 규모는 2962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 229만1512주를 증여받았는데, 증여일(9월28일) 전후 두 달간 종가평균은 3190억원에 달한다. 증여금액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50%의 증여세율이 적용되고, 최대주주 주식증여의 경우 20% 할증되는 점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이 내야 할 증여세는 1917억원으로 계산된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주식 80만9668주를 증여받았는데, 마찬가지로 전후 두 달간 종가평균을 적용하면 1741억원 규모다. 증여세율과 할증률을 적용하면 정 총괄사장이 내야 할 증여세는 1045억원에 달한다.
이마트는 올초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12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3월19일 9만73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꾸준히 올라 증여 결정 시점에서는 14만1000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이마트와 달리 주가 회복이 더딘 편이다. 올초 28만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지난 3월19일 19만9000원으로 20만원대가 무너졌으나 이후 주가는 조금씩 회복되어 증여일 시점에서는 20만8500원을 기록했다.
재계에서는 증여시점을 좀 더 앞당겼다면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내야 할 증여세 부담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2006년 9월 정 부회장 남매가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주식을 증여받았을 당시에는 현물(주식)로 증여세를 납부했지만 이번에는 현금으로 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