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기자 입력 : 2020.12.09 16:48 ㅣ 수정 : 2020.12.11 07:12
화웨이 등 중국기업 5G 장비 사용 국가의 미군 재배치 명시한 국방수권법안(NDAA) 8일 미 하원 본회의 통과/하현회 부회장의 '전략적 대응' 요구돼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미중 갈등 격화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LTE와 5G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에 불똥이 튄 가운데, 국방수권법안(NDAA)이 미 하원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사용이 경제문제를 넘어서 한미양국간 외교국방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NDAA에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5G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대해 미군 배치를 재고한다는 조항이 포함돼있다. 이 조항대로라면 주한미군 재배치에 LG유플러스의 ‘화웨이 리스크’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 대표인 하현회 부회장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 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 사용, 경제문제서 '한미국방'문제로 비화/국방부 관계자, "NDDA의 주한미군 재배치 영향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어"
8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하원이 자국 안보와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7400억달러 (한화 800조8280억원)규모의 국방수권법안(NDAA)를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방수권법이 찬성 335표, 반대 78표로 통과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불복하고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화당 하원들 대부분이 법안에 찬성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전체 하원의원 435명 중 3분의 2가 거부에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실상 335표로 찬성을 받은 국방수권법이 빠르면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 실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이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국제정치, 국가 간 패권논쟁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하게 됐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방산전문가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장비를 사용한 것은 민간 기업이 자유 시장 경제에서 선택문제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국제정치 관련 미국의 강한 압박카드로 이용될 빌미가 됐다”고 말했다.
국방수권법과 관련해 국방부는 한미 국방관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미국의 NDAA 법안이 현 주한미군 전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따로 전달받은 것은 없다”며 “한미 국방당국은 주한미군 운용과 관련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NDAA 법안과 관련 미중 간 갈등격화로 인한 정치적 문제일 뿐 “이미 구축해놓은 화웨이 5G 장비 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도 5G 장비 관련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부분을 인정하고 있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도 개별 사업자로서 국가 간 분쟁으로 인해 기존 장비를 교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군이 주둔하는 국가가 40여개국 인데, 사측이 확인한 바 27개국 정도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며 “미군이 이 모든 국가를 철수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G 장비논란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한번 씩 조명되는 문제일 뿐, 13년도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해온 LG유플러스에게 장비 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비용문제가 아닌, 통신 서비스가 단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NDAA 법안이 미군 철수, 미군 규모 감축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는 초래하지 않더라도, 한미 외교에 있어 미국이 강한 압박 카드로 사용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NDAA 법안 조항을 살펴보면, 국방부가 화웨이·ZTE 등 중국업체 5G 기술을 사용할 때 위험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는 조항이 있다. 더불어 중국 회사들을 배제한 ‘클린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5G 통신망을 강화해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안과 관련 “자사는 통신사업자로서 미국이 강조한 중국 5G장비 보안 위험성 쟁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히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며 “5G 통신장비에 대한 공통평가기준(CC)인증 획득 및 국제표준 정보보호 인증 ‘ISO27001’을 획득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