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전쟁(15)] 한국인구 5178만명, 구매확정된 백신은 1000만명분

한유진 기자 입력 : 2020.12.16 07:00 ㅣ 수정 : 2020.12.17 08:21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구매계약 완료 나머지 3종은 구매 확약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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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코로나19 방역체계에서 세계 최고 평가를 받았던 한국이 정작 백신 구매 및 접종 전쟁에서는 뒤쳐지고 있다. 영국에 이어 미국, 캐나다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미 시작됐다. 반면에 정부는 1000만명 분 구매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다. 그것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한 아스트라제네카이다.

 

선진국들이 접종하려는 화이자, 모더나와는 아직 구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각각 1000만명분 백신 구매계약을 추진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의 인구는 올해 현재 5178만명으로 추산된다. 화이자, 모더나와의 구매계약 체결에 성공한다해도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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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우리 정부는 다국적제약사 4곳(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얀센·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8일 다국적제약사 4곳(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얀센·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구매계약까지 완료한 상황이다. 나머지 3개 제품은 구매 확약 상태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적어도 백신 2개 이상은 연말까지 계약을 완료하는 것으로 목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는 선구매한 백신이 내년 1분기부터 제때 도입되어 차질없이 접종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에서 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준비해 나가겠다”고 15일 밝혔다.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명분 구매계약 완료 / 4종 중 가장 먼저 도입 예상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급하는 백신은 영국 옥스퍼대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이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일부를 만들어 항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를 준비한 뒤 안정적이며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에 끼워 넣어 만든다. 이렇게 만든 백신을 인체에 주입하면, 세포는 이를 진짜 바이러스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방식은 수십 년 개발돼 말라리아와 결핵, 에볼라 백신 등을 만드는 데 활용됐다. 안전성이 확인된 백신 제조 방식이다. 

 

해당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한다. 가격은 1회분당 3~5달러(약 3300원~5400원)다. 또 해당 백신은 일반 냉장고 온도인 영상 2도~8도에서 보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별도의 유통체계 구축 없이 기존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접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임상 3상 중간 결과 해당 백신은 2회 접종 모두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으론 62%의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절반 용량만 투여한 후 고용량을 투여한 방식에선 90%까지 예방 효과가 올라갔다. 옥스퍼드대는 이 두 방식을 종합해 백신이 70.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2000만 회분(1000만 명분)의 백신 선구매 계약을 완료했다. 또한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위한 일부 비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한 상황이어서 4개사 제품 중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 화이자 백신 1000만 명분 확보 계획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19 백신은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접종이 시작되며 속도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화이자 백신은 여태껏 개발된 적이 없던 mRNA, 메신저 리보핵산)를 방식으로 만들었다. 메신저 리보핵산은 세포에서 디엔에이(DNA)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물질이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 체내에서 면역 반응이 일어나고 항체를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지금까지 백신은 바이러스 일부(항원)를 직접 체내에 주입해 만들어졌다. 소량의 바이러스를 투입해 면역 체계를 유도한 것이다. 화이자 백신은 이와 달리 유전자를 주입해 항원을 만들고, 다시 항체 생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해당 백신은 2번 접종해야 한다. 또한 섭씨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까다로움이 있다. 국내에 도입하려면 초저온 상태로 백신을 유통하고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사전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가격은 1회 투여분 당 19.5달러(약 2만1500원)로 책정됐다. 임상 3상 중간 결과 면역 효과는 90% 수준이었다.

 

■ 모더나 백신 1000만 명분 확보 계획

 

모더나 역시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을 적용해 개발했다. 이 때문에 보관·운송이 까다롭고, 가격도 1회당 25~37달러(약2만8000원~4만1000원)로 가장 비싸다. 모더나 백신도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1인당 2회씩 맞아야 한다. 다만 보관에 필요한 온도는 화이자보다 다소 여유가 있는 영하 20도에서 보관하는 게 원칙이지만 2∼8℃에서도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임상 3상 중간 결과 면역 효과는 94.5% 였다.

 

한국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각각 2000만회(1000만명분)씩 확보할 계획이다.

 

■ 얀센 백신 400만 명분 공급계획

 

앞선 3개의 백신과 달리 얀센은 아직 3상 시험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속도 면에서 다소 뒤처져 있지만 세계 최대 의약사 존슨앤드존슨이 모회사이고, 네 회사 중 가장 많은 6만여명을 대상으로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곧 신뢰할만한 효과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에서 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얀센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이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 적용됐다. 보관·운송이 상대적으로 쉽고 비용도 1회당 10달러(약1만900원)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보다는 싼 편이다. 무엇보다 얀센의 백신은 다른 백신과 달리 1회 접종하면 된다.

 

정부는 얀센으로부터 400만 명분의 백신을 공급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러티’를 통해 1000만 명분을,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존슨앤존슨), 화이자, 모더나 4개 제약사와의 계약을 통해 3400만 명분을 확보하여 최대 4400만 명분의 백신 공급 계약을 8일 밝힌 바 있다.

 

이 다섯 곳의 창구를 통해 백신을 공급받고 내년 2월이나 3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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