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혜진 기자 입력 : 2020.12.17 07:23 ㅣ 수정 : 2020.12.17 19:47
지배구조(G)만 한 단계 상승 / 동 계열사 DB손보에 비해 환경 등급 아쉬워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연구·조사를 수행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내 900여 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매년 10월 상장회사들을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지수로 주목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발표 등을 토대로 삼아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분석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DB금융투자는 지난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및 등급’에서 통합 B등급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B(보통) 수준이다. 세부 등급은 한 단계 상승한 지배구조 부문(B+)을 제외하곤 대부분 제자리에 머물었다.
DB금융투자는 올해 E(환경) 부문에서 D(매우취약) 등급을, S(사회)와 G(지배구조) 부문은 B+(양호)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가 환경등급을 D등급을 받은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제조업처럼 주변 환경에 오염원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고경영자의 ESG경영 전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평가 시스템이 미비했던 게 원인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고원종(62) 대표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같은 계열사인 DB손해보험이 지난해부터 ‘탈석탄 선언’을 통해 석탄발전소 건립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회사채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공표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에도 환경 부문에서 B미만 등급을 받은 바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는 각 평가항목에서 B등급 이상인 기업만 명단을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등급은 알수 없다.
DB금융투자가 C등급(취약)을 받았으면 올해 평가등급이 한 단계 하락, D등급(매우 취약)이었으면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DB금융투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기준을 알 수 없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자체적인 평가결과 자료나 피드백을 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회(S) 작년과 같은 B등급 / ‘준법경영’ 노력 꾸준히 이어가
DB금융투자는 사회 부문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B+ 등급을 받았다. 특별한 변화없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DB금융투자는 특히 윤리경영과 관련해서 다양한 교육과정·지침·제도·소통의 장 등을 마련하고 있다.
전 직원에 연 1회 이상 정기 윤리준법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컴플라이언스 매니저’로 불리는 준법감시인이 영업점 및 본사 부서에서 임직원의 법규 및 내부통제 기준 준수여부를 감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고예방 및 내부통제기준 준수사항에 대한 점검 및 보고 등이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사내 인트라넷 내에 윤리경영과 관련된 임직원 간 소통 공간도 마련돼 있다. 사회참여활동, 대내외 윤리경영 소식, 준법소식, 증권법률상담, 사이버신문고(내부고발, 개인고충상담, 성희롱 제보) 등을 운영해 전 직원이 관련 소식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이 같은 윤리경영 노력에 힘입어 DB금융투자 해피플러스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2020 한국산업 서비스품질지수(KSQI) 콜센터부문’에서 우수콜센터로 지정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우호적인 분위기의 근무환경 속에서 콜센터 직원의 고객응대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 지배구조(G), 전년比 한 단계 상승한 B+등급 / 자사주 취득 통한 주가 부양 노력 등 영향
DB금융투자가 올해 ESG경영에서 개선을 보인 평가항목은 지배구조 부문이다.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이는 자사주 취득을 통한 주가 부양 및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DB금융투자는 지난 8월20일 주가안정 및 주가관리의 효율성 제고 등의 목적으로 한화자산운용과 13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 혹은 소각 여부가 지배구조 평가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등급 변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