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핀테크업체가 부담하는 오픈뱅킹 조회수수료를 인하하는 가운데, 핀테크업계와 은행권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핀테크업체 등은 시중은행에 지급하는 조회수수료 인하폭이 낮다는 입장이다. 고객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은행 계좌 잔액 등을 조회할 때마다 수수료가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시중은행은 이미 핀테크업체에 대한 송금수수료를 큰 폭으로 인하하고 있어 조회수수료까지 추가 인하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다.

 

 

■ 금융당국, 내년 1월1일부터 핀테크 업체 부담 조회수수료 인하

 

오픈뱅킹 조회수수료가 내년 1월1일부터  3분의 1 수준으로 인하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오픈뱅킹 어플리케이션(앱) 개발 경쟁을 촉진, 금융편의성 개선 등을 기대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 업체는 고객이 자사 플랫폼에서 은행 계좌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은행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오픈뱅킹이란 고객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은행 또는 핀테크 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기존에는 은행과 핀테크 기업만 참가했다.

 

하지만 오는 22일부터는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우체국, 13개 증권사에서도 오픈뱅킹 서비스가 확대 시행된다.

 

■ 핀테크업계, “조회서비스는 고객들이 수시 이용…수수료 인하폭 아쉬워”

 

 

기존 오픈뱅킹 조회수수료는 10~30원 수준이다. 조회 건수가 10만건 이상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은 잔액조회가 일어날 때마다 수수료를 건당 10원, 거래내역 조회는 건당 30원을 은행 등 금융회사에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3~10원 수준으로 경감된다.

 

하지만 핀테크업계는 오픈뱅킹 조회수수료 인하에도 썩 만족스럽지 않다는 모양새다.

 

앞서 오픈뱅킹 송금수수료는 종전 400~500원에서 10분의 1로 낮췄는데 그에 비해 조회수수료 인하폭은 별로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핀테크업체 관계자 A씨는 “고객들이 주로 핀테크 앱에서 은행 잔액조회,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수시로 이용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수수료 인하폭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핀테크업체 관계자 B씨 역시 “이제 증권사, 상호금융 등까지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시하게 되면서 핀테크 앱에서 조회하게 될 금융회사 계좌도 많아질 것”이라며, “이를 고려했을 때 현재 발표된 수수료 인하폭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은행권, “조회수수료 인하폭 늘리는 건 지나친 수혜” 반발 / “핀테크, 이미 송금수수료 인하로 혜택 보고 있어”

 

하지만 은행권은 핀테크업체의 추가 수수료인하 요구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오픈뱅킹 활성화 차원에서 송금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있는데 조회수수료까지 그 수준으로 인하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업체에 대한) 지나친 수혜는 금융당국에서 내세우고 있는 건전한 ‘오픈뱅킹 경쟁 활성화’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픈뱅킹 초기 ‘고객 데이터’ 측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뒤떨어졌던 핀테크업체가 이미 송금수수료 인하로 충분한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당국에서 핀테크업체가 오픈뱅킹 참가비용을 부담하는 방안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핀테크업계의 불만과 핀테크·은행권 사이의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