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김택진과 넥슨 김정주의 경쟁적 금융업 진출, 게임업계 BM혁신 대세 되나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게임업계의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과 필요성은 오랫동안 논의돼 왔다. ‘부분유료화 (확률형 아이템)’에 BM (사업모델)에 지친 유저들을 모으고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기존의 BM을 벗어난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비대면 사업으로 호황을 누린 게임업계는 이제 ‘언택트’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두고 금융산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금융업 진출이 김정주 NXC 대표가 강조하는 ‘핀테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추진하는 ‘AI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다고 분석했다. 양사가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어가는 주축인 만큼 '뉴노멀 시대'의 신사업에서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김정주 대표, 핀테크 플랫폼 ‘아퀴스’ 설립…넥슨코리아도 신한은행과 함께 게임-금융 융합 예고
넥슨은 18일 신한은행과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게임과 금융의 결합을 통해 신사업 발굴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게임 기업을 운영하면서 축적해온 IT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DX)을 돕고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넥슨그룹의 지주사인 NXC(대표 김정주, 엔엑스씨)는 핀테크,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 게임을 넘어 종합 ICT 기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사업모델을 개발해오고 있다.
김정주 대표는 지난 3월 인도 내 비은행 금융업과 핀테크 업체 ‘NIS인드라펀드’에 1141억원을 투자해 92.23%의 지분을 획득했으며, 특히 올 2월에는 핀테크 플랫폼 업체 ‘아퀴스’를 직접 설립해 자산관리 문턱을 낮춘 ‘트레이딩 플랫폼’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핀테크 사업에 진출할 것을 드러냈다.
이번 파트너십 역시 김 대표가 그리는 ‘빅피처’와 맥락을 같이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가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 중”이라며 “AI,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핀테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퀴스의 트레이딩 플랫폼 역시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택진 대표, AI 기반 ‘디지털 액터’로 미래성장동력 발굴 예고…“AI는 신사업 확대, 원천기술 발전 목표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AI 기술을 통한 증권사 출범에 나선다. 엔씨는 지난 10월 KB증권과 각각 300억원씩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에 투자해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증권사 출범이 엔씨를 종합 ICT·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김택진 대표의 활동 중 하나로 분석했다.
이달 12년 만에 회사 사명을 ‘푸시, 플레이’로 바꾼 엔씨소프트는, “궁극적으로 ‘기술과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며 “한국 대표 게임 개발사 및 IT 기업으로서 나아갈 것을 예고했다.
김 대표 역시 게임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신기술 개발을 강조했다. 10월 정책 간담회에서 “게임산업은 ‘디지털 액터(Actor)’를 만드는 사업으로, 앞으로 미래 산업은 ‘디지털 액터’에 의해 쌓아올려질 것이다”라며 우리는 디지털 액터를 미래성장산업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디지털 액터’로의 움직임은 AI 기술을 활용한다. 2011년부터 AI 원천 기술을 위해 개발을 시작한 엔씨소프트는 최근 AI 기술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사업체들과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중이다. 엔씨 관계자 또한 엔씨의 사업영역 확장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 관계자는 “새로운 BM을 발굴하기 위해 AI 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니나, 최근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금융권, 언론사,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과 기술협력을 통해 신사업이 창출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연구 성과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키며 AI 기술의 가능성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