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카카오 모빌리티 정면승부…파트너십 아닌 경쟁관계 형성될까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SK텔레콤에서 분사된 ‘티맵모빌리티’가 29일 공식 출범하면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에는 이종호 모빌리티 사업단장이 선임됐고 SK텔레콤 내 모빌리티사업단 조직명도 티맵모빌리티컴퍼니로 바뀌었다.
이날 티맵모빌리티가 정식으로 출범하게 되면서 SK텔레콤은 카카오와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앞서 SK텔레콤과 카카오가 3000억원대 지분 맞교환, 일명 ‘3000억 혈맹’을 단행하고 5G·콘텐츠·ICT기술 전반에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과는 분위기가 다른 행보다.
SK텔레콤은 이번 진출에 있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 대신에 글로벌 기업 ‘우버’와 손을 잡고 시장에 진출했다. 게다가 우버와 초협력을 통해 내년 상반기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진출을 위한 JV(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택시 콜 1위인 카카오 모빌리티와 정면승부를 펼치게 돼, 향후 양사의 파트너십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 박정호 사장이 추구하는 '탈통신' 위한 5번째 핵심사업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모빌리티 출범은 자사가 추구하는 탈통신 신사업의 핵심부문 중 하나이며 경쟁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강화일뿐이라고 강조했다.
티맵모빌리티도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산업의 가능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이어온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티맵은 2002년부터 위치 기반 서비스를 시작해 왔으며 월 사용자수 1300만명의 압도적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최적의 모빌리티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해왔다.
모빌리티 산업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올인원 마스(MaaS, 서비스 이동수단)’로 빅데이터·AI(인공지능)·5G와 같은 다양한 ICT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알짜 사업이다. SK텔레콤이 빅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모빌리티를 5번째 핵심사업으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정호 SKT 사장은 “식사·주거 외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게 교통이며, 우리 일상에서 모바일 다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모빌리티”라며 “SK텔레콤의 ICT로 사람과 사물의 이동방식을 혁신하며 모빌리티 생태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전문회사를 출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티맵 모빌리티의 출범도 양사의 파트너십과는 별도로 비통신 신사업 부문의 미래먹거리 중 하나인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고자 각자의 노선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콘텐츠, AI 기술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빌리티에서 만큼은 각자의 핵심사업으로 사업을 강화한 것”이라며 “모빌리티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부문인 만큼, 양사가 시장에서 만나 경쟁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카카오 모빌리티, 국내 최초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시작…국내외 기업 파트너십 가능성 열어놔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SKT의 모빌리티 법인 분사와 관련 “양사의 협력은 통신·커머스·콘텐츠·ICT기술 등 포괄적인 파트너십”이라며 “모빌리티 법인 설립에 따른 양사의 파트너십 변화는 특별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카카오는 특화된 영역을 길러내 모빌리티 사업 보다 굳건히 할 예정이다.
최근 카카오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카카오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협력을 통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로에서 플랫폼 기반 유상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협업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분야 기업 및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버와 SK텔레콤이 손잡고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한 것처럼 또 다른 글로벌 협력관계가 구축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카카오T를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도 구축하겠다”며 글로벌 협력체 구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협력체에 대해선 가능성을 두고 있는 상태고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아직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