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급증한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700~800점대 중신용자가 주도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지난해 연말까지 은행권은 가계대출 규제에 돌입하며 일부 신용대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며 막혔던 신용대출이 풀리자 빠른 속도로 대출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그 많은 돈은 누가 빌렸을까.
뉴스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고신용자가 지난 연말 신용대출이 막히기 전까지 미리 자금을 확보해 놓은 경우가 많았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따라서 올초에 늘어난 신용대출은 주로 중신용자의 생계형 대출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의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 9927억원으로 지난해 12월31일의 133조648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지자 가계대출을 규제하라는 정부 방침에 몸을 낮췄던 은행권이 새해부터 적극적인대출영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규제하고, 대출 한도 등을 축소했던 시중은행들이 재빠르게 변신하는 중이다.
■ 고신용자는 대출규제 이전에 미리 대출받아 / 1월 증가한 신용대출은 소상공인 등 중신용자일 가능성이 커
은행권 관계자는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연초 급등한 신용대출에 대해 “정말 생계형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이 주로 받았을 확률이 높다”며 “그동안 주식시장이 계속 성장한 것만 봐도 자금이 어느정도 계속 흘러가고 있다는건데 이미 고신용자들은 연말에 대출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돈을 어느정도 끌어놨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왜냐하면 대출이 언제 닫힐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더불어 비대면 대출의 경우 고신용자들의 절차가 비교적 간결해서 받기 수월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은행마다 정확하게 대출 신용자를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1월에 들어서며 당장 생계형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의 대출수요가 늘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소상공인은 안정적으로 수입이 보장되지 않아서 고신용자로 분류하고 있지는 않고 중신용자가 대부분인데 등급제로 봤을 때 4~5등급 정도로 추정이 되니까 점수제로 보면 700에서 800점대 점수를 보유한 신용자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신용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기존 신용등급제에서 신용점수제(1~1000점)로 변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