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노장’ DB손해보험 김정남 부회장, '실적 반전'으로 5연임 청신호?
국내보험업계에 인사태풍이 불어오고 있다.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10여명이 지난 연말에 이어 오는 3월 중에 임기만료를 맞기 때문이다. 업황 악화 등으로 인해 상당수 CEO가 물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일부 수장들은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지난 2010년 사장으로 취임한 김정남(68)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로 만료된다.
김 회장은 1979년 DB그룹(옛 동부그룹)에 입사해 1984년 DB손해보험(옛 동부화재)로 이동해 보상, 개인영업, 경영기획, 신사업 부문 등을 거쳤다. 이후 개인사업 부문 총괄부사장을 거쳐 사장직에 올랐다.
보험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김 부회장 ‘5연임’의 관건은 3년간의 실적 부진을 딛고 그가 이룬 ‘실적 반전’이 될 전망이다.
■ 연평균 영업수익 성장률 5.9%, 2017년부터는 업황 악화 피하지 못해
DB손해보험은 현대해상과 업계 1·2위사 자리를 놓고 다투는 대형보험사다. 여기에는 김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크게 기여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김 부회장 취임 이래 DB손해보험의 연평균 영업수익 성장률은 5.9%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이래 DB손해보험의 실적은 주춤하는 듯 보였다.
DB손해보험에 따르면 2015년부터 DB손해보험 영업이익은 5662억원, 2016년 7260억원, 2017년 8678억원, 2018년 7207억원, 2019년 5116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도에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순이익도 마찬가지다. 2015년 4304억원, 2016년 5537억원, 2017년 6691억원, 2018년 5377억원, 2019년 3822억원으로 2017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보면 당시 손해보험사들은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 원가상승에 따른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여파로 전반적인 실적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2019년도 당기순이익 총합은 전년 대비 1조 9500억 가량 감소했다. 김 부회장 역시 이 같은 업황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 2020년도 독보적 실적 개선, '세대교체' 없다면 연임 유력
그러나 지난해 기록한 ‘실적 반전’은 김 부회장 연임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보험업계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대표적 업계다. 활동량이 줄어들어 사고 건수가 줄어들고, 보험금 청구도 줄어들어 손해율 개선의 효과를 본 것이다.
DB손해보험은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였다. DB손해보험의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4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늘어났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준의 순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언더라이팅(가입심사 절차)을 강화하는 등 손해율을 관리하고, 수익성 위주의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내년이면 70대로 접어드는 만큼 세대교체 목적이 아니라면 특별히 CEO를 교체할 만한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