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후 거래재개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통해 세계7위 초대형 항공사 탄생 기대감 고조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앞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단행했던 아시아나항공이 거래재개와 함께 기준가를 크게 웃돌며 감자의 아픔을 인내한 투자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기준가(1만2630원) 대비 42.5% 높은 1만8000원에 시초가가 결정됐다.
통상 감자 후 거래가 재개되면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시아나항공은 감자 후 주가가 급등해 감자전에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자본감소 결정으로 지난 달 24일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식 3주를 1주로 바꾸는 3대1 비율의 균등감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은 1조 1161억 원에서 3720억원으로 감소했고 발행 보통주식은 기존 2억 2323만 주에서 7441만 주로 줄었다.
이날 거래재개 후 주가상승은 대한항공과의 결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지만 필요하다면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이 기간은 자료 보정 기간이 빠진 순수한 심사 기간으로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을 넘어설 수 있다.
심사 절차에 착수한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시행령에 따라 별다른 조건을 걸지 않고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생하기 어려운 회사로 인정받으려면 상당기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기업결합을 하지 않으면 회사의 생산설비가 활용되기 어렵고, 경쟁제한성이 적은 다른 기업결합이 성사되기 힘든 경우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공정위라는 큰 산을 넘어설 경우 남은 관문은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8개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남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들 8개국에 대해서도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8개국 중 한 곳이라도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은 무산된다. 또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실제 심사가 마무리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오는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확충할 예정이다. 기업결합이 모두 완료되면 보유자산 4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는데 운송 실적 기준으로 세계7위 규모에 해당한다.
2020년 운송실적 기준 세계 1위는 카타르항공이 싱가포르항공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으며, 매출실적 기준 세계 1위는 델타항공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