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14)] 왜 홈쇼핑만 보면 필요 없는 물건도 사게 될까?

신재훈 칼럼니스트 입력 : 2021.01.17 00:00 ㅣ 수정 : 2021.01.17 00:00

당신을 유혹하는 모든 방법을 알고 있는 세일즈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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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우리가 홈쇼핑의 달콤한 말에 매번 속는 이유는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다. 홈쇼핑에서 하는 말들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충동적으로 사는 우리 자신을 합리화하는 좋은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모 침대 광고에서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침대가 과학이라면 홈쇼핑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즉시 구매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최첨단 입체과학”이다.

 

한마디로 당신을 유혹하는 모든 방법을 알고 있는 “세일즈의 신”인 것이다. 쇼핑 호스트 혹은 호스티스들이 방송 중에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아래의 말들 모두가 지금 당장 주문하도록 치밀하게 계산된 것들이다.

 

첫째, 지금까지 1,000만개나 팔린 :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쓰니 믿을 수 있고 좋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말은 아직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남들 다 쓰는데, 안 쓰는 너는 뒤쳐진 사람이라는 심리적 압박을 가하여 구매에 동참 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다수에 속할 때 안심하고 소수에 속할 때 불안하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OO박사의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 권위 있는 사람과 기관의 명성을 이용해 신뢰도를 높이는 고전적 방법이다. 이 방법은 고령자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관련 제품에 특히 효과가 있다. 미국의 존슨 영감도 이 약 먹고 병이 나았다는데 안 살 재간이 있겠는가?

 

셋째, 전 사이즈 매진, 매진 임박 : 소비자들은 방송이 끝나면 쉽게 잊기 때문에 가급적 방송 중에 사게 만들어야 하다. 심리학적으로 실제 위험보다 사람들을 더 못 견디게 만드는 것은 불안감이다. 따라서 방송이 끝나면 이 조건에 못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극대화 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그러한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방송 중에 사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방송 끝났다고 물건 안 파는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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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하루 커피 한잔 값으로 : 단위를 나누어 표시가격을 작게 함으로써 가격 저항감을 줄이는 고전적인 방법이다. 여기에 더해 추가 지출이 아닌 기존의 소비를 줄여서 그 돈으로 구매한다는 식의 “절약 프레임”은 추가 지출에 대한 부담이나 죄책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하루 커피 한잔 값”이라는 메시지다. 하루 커피 한잔 값을 아껴 다른 것을 산다는 것은 말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매일 커피를 마시는 오랜 습관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대부분 경험해 봤겠지만 이런 경우 십중팔구 물건도 사고 다시 커피도 마시게 된다. 하루 커피 한잔 안 마신다는 것은 결국 구매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다섯째, 속옷 광고에도, 샴프 광고에도, 운동기구 광고에도 잘빠진 금발 미녀가 등장하는 이유 : 광고에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Baby, Beast(동물), Beauty(미녀) 등 소위 3B를 즐겨 쓴다. 미녀를 모델로 활용하는 것은 광고의 주목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그 제품의 사용효과를 미녀 모델들을 통해 시각화하고 형상화 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감을 높이고 

구매욕구를 자극하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영애가 광고하는 화장품을 쓰면 자신도 산소 같은 여자가 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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