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한국은행 이주열의 ‘증시과열’ 경고발언, 금융위의 공매도 재개 지원사격했나
금융위가 3월 공매도 재개 시행 예정 VS 정세균 국무총리, 정부에서는 확정된 바가 없어 / 이주열이 민감한 갈등 상황에 개입?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이례적으로 '증시과열'에 대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주의를 경고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3월 15일부터 공매도 재개 조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지원 사격'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4일 "개인적으로는 공매도에 반대한다"면서 "공매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여당이 4.7보궐선거를 앞두고 '개미군단'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공매도 재개 일정을 늦추려는 것이다.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일시적으로 급격한 주가하락이 불가피하다. 지난 해부터 '주린이 열풍' 등으로 급증한 개미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된다. 반면에 공매도는 주가 재발견이라는 순기능을 가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 총재의 증시과열 경고는 금융위의 공매도 재개에 대한 간접적 지원효과를 갖는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근 코스피 급등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어’
이 총재는 1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 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주가 동향과 지표를 봤을 때 최근의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발생,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차질 등 충격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주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재는 이달 5일 범금융권 신년 인사회에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커진 상태에선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 이주열, 금융위와 정부여당 간의 미묘한 갈등 모를 리 없어 / 한국은행 관계자 “시장전체를 본것이지 특정 의도는 없어 보여”
금융위가 공매도 재개를 추친하는 와중에 정부 수장인 정 총리가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은 공매도 재개를 막아 개미들의 민심을 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금융위는 11일 공지한 '공매도 재개 방침' 문자내용에서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주열 총재가 이처럼 정부여당과 금융위 간의 민감한 대립 상황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논쟁에 뛰어드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재님이 한 발언은 그저 시장상황을 보고 말 한거지 특정 의도를 가지고 발언한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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