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 펄스(PERSS) 이용해보니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밀레니얼 세대들의 '가치 소비' 성향을 고려한 유통채널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맞는 일대일 맞춤형 판매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모직A라인 스커트를 선택하면 고객이 택한 스커트와 어울릴 만한 코트 등을 추천하는 것 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체형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일대일 스타일링을 받은 것처럼 옷이 집으로 배송되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복합 쇼핑몰 등에 나서는 것 보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져 이러한 서비스는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디오네스(대표:이은미)가 운영하는 빅데이터 AI기반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인 펄스(PERSS)를 직접 체험해봤다. AI 큐레이션 서비스가 기존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면대면 서비스에 비해 갖는 장점과 한계점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 27문항에 녹이는 ‘나의 취향’…대답에는 10분도 채 안 걸려
펄스에서는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와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합작해 고객의 성향을 분석해 옷을 추천해 준다.
펄스는 2018년 겨울 시범사업을 마치고 2020년 6월에 정식 오픈한 서비스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고객의 재이용률이 65%에 달하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펄스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총 6가지 단계에 따라 답을 해야 한다. 먼저 키나 몸무게, 피부톤 등 자신의 신체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다. 기존에 어떤 사이즈의 옷을 입는지도 기록한다.
옷 입는 취향에 대한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 캐주얼·로맨틱·오피스·빈티지 느낌 각각 좋아하는 정도를 체크하고, 피하는 색상과 패턴, 치마·바지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 지 등을 체크한다. 새로운 스타일을 모험하는 것이 괜찮은지에 대한 것도 물어본다.
스타일리스트에게 코멘트하고 싶은 내용도 적어준다. 스타일링에 도움이 될 만한 나의 신체적 특징, 추구하는 분위기가 어떤지 객관식을 통해 이야기 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적는다.
기자는 키가 매우 작은 편이라는 점 등 신체적 특징을 이야기 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스타일링을 요청했다. 기존 스타일링과는 다른 스타일링을 해보고 싶다는 의향도 피력했다.
맨 마지막 스텝에서는 보내는 제품의 가격대를 선택할 수 있다. 총 3가지 문항(중저가·중고가·재량에 맡김) 중에서 체크하면 된다.
코디가 참고할 만한 전신사진, SNS계정 등도 첨부 가능하며, 배송을 받을 주소와 전화번호를 입력한 후 제출 버튼을 누르면 된다. 총 27문항을 답해야 했고, 시간은 7분 정도가 걸렸다.
오프라인 쇼핑의 경우, 매장 점원과의 피드백이 빠른 면은 장점이지만 일대일로 세밀하게 개인의 취향을 상담 할 시간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온라인 큐레이션 시스템의 경우 오히려 대면보다 자세한 상담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보인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채널에 익숙한 세대다. 음식을 배달시켜도 전화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편한 세대인 만큼,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데 오프라인 채널보다 온라인 채널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아쉬움 남긴 큐레이션 서비스…‘데이터 확보’가 관건
펄스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체크한 문항에 따른 옷이 배송되려면 최대 10일이 소요된다. 기자의 경우 지난 10일에 주문해 14일에 상품을 수령했다.
펄스는 총 5가지의 상품을 추천‧배송한다. 기자가 받아든 배송 박스에는 옷과 함께, 해당 상품을 어떻게 코디해야 하는지 안내가 되어있었다.
펄스가 보내준 옷은 기자의 취향과 잘 맞았다.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항목에 체크가 되어있었던 만큼, 취향에 맞추면서도 기존에 입던 옷과는 조금 다른 코디였다.
이 정도면 인공지능(AI)과 전문스타일리스트의 합작품의 정확도가 그리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직장에서 입을 수 있는 오피스룩 느낌의 옷을 좀 더 많이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캐주얼한 코디가 주를 이룬 점이 아쉽다.
이러한 부조화는 설문 과정에서 기자의 생각이 잘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설문 항목을 다듬을 필요가 있거나, 기자 본인이 체크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은 온라인 큐레이션 서비스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이라면 옷을 입어본 후 자신의 취향이 아니었을 때 바로 다른 옷을 입어보면 되지만, 해당 서비스는 온라인 이용 서비스이기 때문에 상품을 반품 한 후 다시 설문을 해 새로움 제품을 받아야 한다.
해당 서비스가 더욱 정확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여러 번 서비스를 받을수록 취향에 대한 데이터가 누적된 만큼 정확한 스타일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