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형평성 때문이다. 더불어 그동안 주식시장의 호황을 이끌어온 개미들이 빠져나가 그간의 호황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공매도는 과열된 시장에서 주가의 재발견이라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과도한 고평가 상황에서 건강한 주식시장을 만든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 개미군단, '공매도는 주식 하락장 만들 것'
지난해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동학개미운동’이 활발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떨어지는 국내 주식장을 개인투자자들이 모여 일으켜 세운 셈이다. 지금 코스피 3000선을 돌파하며 호황을 보이는 주식시장은 개미들이 이끌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위는 지난 11일 ‘공매도 재개 방침’을 공지하는가 하면 3월 16일부터 공매도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공매도 금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등장, 15만명 이상이 동의를 표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공매도란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이다. 주가 하락에서 생기는 차익금을 노리고 실물 없이 주식을 파는 행위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일정 주식을 빌려 사고주식이 하락한 후 다시 되팔아 시세차익을 보는 제도다. 공매도는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주식시장에 부작용으로 작용해 주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때문에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공매도 재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지난 18일, ‘2021 업무계획’ 발표하는 자리에서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당장 말할 것이 없고 최종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한 바 있다.
■ 전문가들, ‘공매도는 지금 가장 필요한 시기’ / 기관과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수준과 손실흡수능력 무시 못해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지금 필요한 시기라며 공매도의 순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이른바 ‘좋은 주식’과 ‘나쁜주식’이 걸러진다는 의견이다. 주식시장이 활발하지만 불안정 하기도 한 이 시기, 공매도를 통해 고평가에 따른 거품을 줄여서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
연세대학교 재무학과의 정삼영 교수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 시점이 얼마되지 않았다”며 “오래전부터 데이터를 쌓아온 기관과 외국인이 전문성과 규모에 있어 우위에 있는건 사실이고 특히 손실이 발생했을 시 감내할 수 있는 능력과 정보수준은 기관과 외국인들이 훨씬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공매도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합리적이며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 시장을 건강하게 흘러갈 수 있게 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공매도는 시장의 하락세를 부추기는 법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이 가장 위험하고 시장의 성숙도가 투자자를 보호해준다. 주식시장이 살아야 개미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