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앞둔 대한항공 통합 A등급, 조원태의 최우선 과제는 지배구조 개선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연구·조사를 수행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내 900여 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매년 10월 상장회사들을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지수로 주목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발표 등을 토대로 삼아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분석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세무조사,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항공의 ESG평가는 동일 업계에서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ESG등급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총 일곱단계의 평가등급 중 세번째에 속한다. 항목별로 E(환경), S(사회책임), G(지배구조)에서 각각 A, A+, B+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평가는 2019년 한 해 동안 각 기업이 추진한 ESG 활동에 대한 공시자료와 기업의 피드백 및 이사회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7개로 분류된다.
■ 항공사들 중에서도 최고수준 / 모기업 한진칼보다 높은 등급 부여받아
대한항공 ESG등급은 항공사들뿐 아니라 그룹계열사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2018년 통합등급 B이하 점수를 받았던 대한항공은 불과 2년 만에 등급을 세 단계나 상승시켰다. 이는 모기업인 한진칼보다도 높은 등급이다.
대한항공이 이와 같이 ESG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기업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편, 투명경영을 추구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규정을 변경하고, 보상위원회를 신설했다. 또 주주들과의 소통을 위해 경영 관련 주요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공시해 알리는 한편, 지배구조헌장을 제정·공표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권 거래 등 친환경 부문에 노력을 기울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작년 8월 기존 이사회 내 위원회인 거버넌스 위원회를 확대·개편해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 위원회를 신설해 회사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ESG 추진현황 관리 및 감독, 기타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에 대한 사전 검토 등 ESG 경영에 꾸준히 신경써왔다. ESG위원회 출범은 ESG 활동들을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그 결과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 총수 중 ESG경영 정보량에서 367건을 기록, ESG 이행 의지가 가장 많은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대한항공 내 ESG위원회를 꾸린 점을 업계에서는 높게 평가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 재무적 요소를 적극 반영한 경영활동을 위해 특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항공업종 특성 십분 활용한 공헌활동 / 지배구조 개선이 ‘최우선 과제’
대한항공은 국내외 재해 재난 지원을 비롯해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해 몽골 중국 등지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플랜팅 프로젝트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꾸준히 조성 중인 ‘대한항공 녹색생태원’이 대표적이다.
또한 항공업종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전 세계 곳곳에서 홍수, 지진 등 재난이 발생할 때 마다 구호물품 등을 수송하여 이재민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한 나눔활동 역시 지속하고 있다.
대한항공 임직원은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다양한 나눔활동도 펼치고 있다. 사내에는 26개의 봉사단이 있고 4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국내외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해외 현지 주민들을 찾아가 열악한 생활환경을 정비하고 의약품을 전달하는 등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탄소배출권 거래, 구호물품 수송 등으로 환경과 사회책임을 강화해 온 대한항공은 올해 ESG위원회의 주도 하에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과정에서 주주의 권리가 묵살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지배구조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