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신용대출 조이기에 아파트 거래 줄고 다주택 거래 증가, 매수우위지수도 한풀 꺾여
1월 개인 신용대출 잔액 1조8804억원 증가해…대출 규제에 실수요자들 다세대·연립으로 눈길 돌려
[뉴스투데이=이철규 기자] 당국의 신용대출 조이기에 은행권이 다시 고액 대출에 대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신한은행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인 ‘엘리트론Ⅰ·Ⅱ’과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의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5000만원,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였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22일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었으며 수협은행은 Sh더드림신용대출상품 중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7일에도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중단한 것은 최근 신용대출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대출 목표치를 점검하는 한편,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를 주문했다.
실제로 시중 5대 주요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135조5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의 133조6482억원과 비교하면 1조8804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당국은 이처럼 신용대출을 통해 나간 돈이 부동산과 주식에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빚투’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를 주문하는가 하면, 19일에는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통해 거액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일정 금액 이상인 신용대출에 대해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원금분살상환 의무화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금분살상환 의무화를 통해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이들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주택 구입 시, 부족한 금액을 신용대출로 마련하려 했던 실수요자들에겐 부담이 하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용대출을 틀어막으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번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363건으로, 다세대와 연립주택 거래(701건)의 반 정도다.
집을 사기 위해선 금융권의 대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란 벽에 막히고 신용대출까지 조이자 아파트보다 가격이 싼 다세대와 연립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이 같은 규제에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도 지난주 114.6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이번주(1월 18일 기준)는 110.8을 기록, 매수 문의가 다소 꺾인 상황이다.
반면 보험업계는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막힘에 따라 많은 실수요자들이 보험사로 발길을 돌릴 것을 고려해, 지난해 말부터 5~8%대로였던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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