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연예인과 은행원 걱정하면 바보? 은행 점포 폐쇄해도 은행원은 ‘무풍지대'
금융노조 관계자 “폐쇄 점포 근무 직원들은 다른 지점으로 배치, 명퇴 인원 빈자리 채운다”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디지털화라는 거시적 시대변화에 따라 최근 은행권 영업점포 폐쇄가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건 ‘일자리 상실’에 대한 우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한파에 은행원까지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작 은행권은 ‘실업 무풍지대’라고 볼 수 있다.
공광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정책본부장은 26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폐쇄되는 지점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다른 지점으로 배치된다”며 “최근 은행권에서 명예퇴직 규모가 늘어난 만큼 생긴 빈자리에 이동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폐쇄로 발생하는 유휴인력은 명예퇴직자들이 떠난 빈자리에 곧바로 투입되는 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설명대로라면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걱정은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은행원에게도 해당되는 셈이다.
■ 4대 은행 점포 수 작년에만 119곳, 5년새 351곳 감소
전국 은행 점포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보편화하면서 오프라인 점포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25일 국민은행은 전국 점포 20곳을 통폐합했다. 이날 서울 강동구 천호동지점을 천호동지점과 통합하는 등 폐쇄 점포를 인근 점포와 통합하는 식이다.
4대 은행으로 꼽히는 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은 2월까지 영업점 26곳을 폐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다음달 1일 서울 용산 원효로지점, 서울 종로 함춘회관 출장소, 부산 해운대구 신한PWM해운대센터 3곳을 폐쇄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대 은행 점포수는 2016년 12월말 3757곳, 2017년 12월말 3575곳, 2018년 3563곳, 2019년 3525곳, 지난해 9월 말 3406곳으로 매년 꾸준히 줄었다.
■ 폐쇄된 점포 직원은 다른 점포로 옮겨 명퇴 인력 빈자리 채워/ 2019년에만 4대 은행 1400명 명예퇴직, 신규채용은 1000명 가까이 줄여
은행 점포 1곳당 배치되는 직원 수는 10명 내외에서 많게는 30명까지다. 금감원 통계로 추산하면 지난해 수천 명에 달하는 근무자들의 일터가 사라진 셈이다.
이와 관련 금융노조 공 본부장은 “원래도 은행원들이 한 지점에만 있지 않고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닌다”며 “폐쇄된 지점에서 근무하던 은행원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고, 은행은 명예퇴직 규모를 늘리고 신입 채용 규모를 줄이는 식으로 자리 수를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대 은행 명예퇴직 규모는 1406명이다. 올해는 은행별 명예퇴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2000명을 웃돌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의 명퇴자들은 일반 기업의 명퇴자들과 다르다. 퇴직금 이외의 목돈을 손에 쥐고 떠날 수 있다. 통상 은행들은 명예퇴직자에게 평균임금 36개월 치를 지급한다. 자녀학자금이나 재취업지원금까지 합하면 약 3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만큼, 은행권 명예퇴직은 상당수 직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이벤트다.
한편 지난 2019년 2000명에 달했던 4대 은행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해 약 1000명으로 절반이 줄었다. 은행권 진입 문턱은 높아진 반면, 그 내부에선 떠나는 인원과 머무르는 인원 모두 일자리 상실의 충격과는 무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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