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익공유제 ‘배임논란’, 기재부와 금융위 입장은?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의 타깃이 은행권으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여느 기업들과 달리 은행은 이자수익을 챙겨 원만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은행권은 은행도 엄연히 주식회사인데 이익공유제가 시행되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소위 '배임 논란'에 휩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 은행권 초과이익 공유제, '새로운 당정갈등' 불씨 가능성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측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입장없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의 논의라는 말로 일축하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따라서 향후 이익공유제 입법화가 추진될 경우 새로운 '당정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익공유제는 정치권에서 나온 말이고 그쪽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는 당장의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단계로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할 입장이 안된다”며 말을 아꼈다. 이 같은 반응은 여권내 이익공유제 도입 흐름에 대한 행정부내 부정적 기류를 반영한다.
■ 은행권 관계자, "주식회사에게 초과이익 공유하라는 건 위험한 발언"/금융권 관계자, "무리한 요구, 시장 도태될 수도"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이익공유제 입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익공유제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이 유력한 이익공유제 대상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타 기업과는 달리 은행권은 연일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수익을 통한 성과로 보여진다.
은행권은 "이익공유제는 주식회사인 은행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배임"이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자본주의에서 초과이익은 주주들에게 배당하는게 맞는데 은행이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초과 이익을 정부에게 공유하라는 의도는 은행이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위험한 발언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금리 유예 내려주고 소상공인 대출 등 지원도 서슴지 않았고 당국에서 건전성 우려로 충당금 쌓으라고 하니 은행별로 충당금도 많이 쌓았는데 여기에 이익이 났다고 해서 이익공유를 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로 보인다”며 “기업도 이익을 유보하고 더 확장시켜야 하는데 초과이익을 주무르면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