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신화를 만든 김성은 장군(하-2)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해병대가 먼저 매일봉을 점령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던 적은 계속 매일봉을 향해 전진해 오고 있었다. 이때 선점하고 있던 김성은 부대 7중대가 맹렬한 사격과 치열한 육박전도 불사하며 공세 행동을 감행함에 당황한 적은 필사적으로 대응했으나 더이상 전진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분산돼 정양리 방면으로 도주하였다.
이에 8월18일 12시부터 해군함정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8월19일 10시까지 통영시내로 진입하며 치열한 소탕작전을 벌여 잔적을 완전히 괴멸시켰다.
해병대 김성은 부대의 적극적인 소탕작전에 전의를 상실한 적은 퇴로인 원문고개도 이미 차단당하자 목선 3척을 이용하여 해상으로 도주하다가 해상을 경비하던 504·512호정에 의해 격침되었다.
이 작전 결과로 유엔군의 낙동강 방어선에 보급이 끊기지 않게 유지시켰고, 통영반도를 먼저 확보한 뒤 거제도도 점령하여 이곳을 거점으로 견내량 해협을 건너 마산항과 진해항을 봉쇄하려던 북한군 지휘부의 의도도 좌절시켰다.
또한 적 사살 469명, 포로 83명, 따발총 128정, 아식소총 107정, 권총 13정, M1소총 3정, 기관단총 14정, 박격포 2문, 지프차 2대, 트럭 10대, 전화기 5대 등과 많은 포탄·수류탄 등을 빼앗는 대전과를 올렸으나, 아군은 15명이 전사하고 47명만 부상을 당했다.
이 통영상륙작전은 우리 해군·해병들이 최초로 성공시킨 단독 적전 상륙작전이었을 뿐만 아니라 유엔군이 후퇴 및 철수를 반복하며 방어만 하던 중 유일한 공격작전이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또한 1950년 9월23일 유엔군이 서울탈환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으로 출항할 때까지 통영을 평정하며 반격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인천상륙작전에도 기여하였다.
■ “당신들은 정말 귀신도 잡을 만큼 놀라운 일을 해냈소”라고 말한 마가렛 하킨스 기자
이 작전에 종군했던 외신기자들은 우리 해병대가 이러한 기습적인 상륙작전으로 우세한 적군을 공격해서 적의 점령지를 탈환한 전례는 일찍이 없었다며 통영상륙작전의 대승을 높이 평가하는 특필보도로 저마다 최대의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1950년 8월23일 통영상륙작전에 대한 취재차 원문고개로 김성은 부대를 방문한 미국 '뉴욕해럴드 트리븐' 신문의 기자 '마가렛 히킨스'는 전광석화 같은 김성은 장군의 묘수에 경탄을 금치 못하며 “당신들은 정말 귀신도 잡을 만큼 놀라운 일을 해냈소”라는 말로 감동을 표현했다.
그녀는 6·25 남침전쟁 발발 후 후퇴를 거듭하며 고전하는 상황속에서 오히려 기습적인 공격을 시도하여 승리한 김성은 부대의 작전에 찬사를 보내며 ‘귀신이라도 잡겠다(The might capture even the Devil)’라는 기사 제목의 승전보를 전세계에 보도했다.
이렇게 통영상륙작전에서 한국해병의 감투 정신을 두고 "귀신이라도 잡겠다"는 기사를 널리 보도함으로써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말의 유래가 되는 씨를 뿌려놓은 계기가 되었다.
통영 원문고개 생활공원에 세워진 전적비와 통영상륙작전 기념관에서는 매년 기념식과 추모식이 열리며, 이를 통해 '귀신 잡는 해병대' 명성을 얻은 김성은 부대의 맹활약상을 기리고 있다.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김성은 장군을 비롯한 참전 선배들의 충정에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또한 현재 자유민주주의 행복을 누리는 우리들은 그들을 기념하고 추모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다.
따라서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전쟁 영웅분들의 명예 고양은 물론 국민들의 나라사랑 의식을 고취하는 이 같은 행사가 이 곳 통영상륙작전 전적지 뿐만 아니라 타 격전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