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공채 폐지하는 SK그룹…취준생 합격전략 바뀐다

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1.28 08:36 ㅣ 수정 : 2021.01.28 08:36

광범위한 스펙 대신 직무역량 경험 중요 / 일각에선 신규채용 줄고 '중고신입' 늘어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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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동 SK 본사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SK그룹이 내년부터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전원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다고 27일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2019년부터 수시채용 전환을 고려해왔고, 지원자들의 혼란을 최대한 줄이고자 단계적 전환을 거쳐왔다”며 “내년부터는 100% 수시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수시채용은 SK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그룹사에서 나타나는 고용 추세다. 4대 그룹 중에서는 현재 삼성을 제외하고 모두 수시 채용을 선택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앞으로 다른 대기업 및 중견·중소 기업에서 수시채용 전환이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취준생들은 이 같은 채용 시장 변화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

 

자격증보다는 현장경험·인턴 중요…직무 특화 인재가 되어라

 

즉 정기공채가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취준생에게도 다른 취업 준비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수시채용은 해당 직무의 맞춤형 인재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직무 역량과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득점 및 자격증 취득과 관련된 스펙이나 광범위한 스펙을 쌓기 보다는 필요한 직무 역량 경험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즉 해당 직무 인턴 경험을 갖고있거나 반취생(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에게 유리하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 취준생 보다 오히려 '중고신입'의 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수시채용은 실제 업무에 필요한 능력과 직무와 연결지을 수 있는 경험들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며 “다양한 스펙을 쌓는 것보다는 지원하는 분야, 부서에 맞는 스펙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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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희망 기업 및 직무별로 채용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해야/취준생 부담 커져 

 

수시채용은 기간이 정해진 채용이 아니기 때문에 채용정보 취득에 부지런해야 한다. 이를 위한 채용 정보 공유시스템이 구축도 필요하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채용정보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채용 정보 수집에도 따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 또 다른 부담이라는 의견이다.

 

구인구직 커뮤니티에서 A씨는 수시채용과 관련 “스펙을 쌓아야 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직무, 원하는 기업의 채용일정이 언제인지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수시채용이 경력직 위주의 채용이 되어버릴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무별 수시채용은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을 채용하다보니 신규 채용자로서는 부담스럽다는게 취준생들의 의견이다.

 

현재 IT계열 기업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B씨는 “고용상황이 워낙 좋지않다보니 채용인원 자체가 적은 가운데, 수시채용전환으로 취업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신입채용이 매우 줄었고 경력채용 위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선 효율성 제고 및 전문인력 배치 등 장점 많아 

 

취준생 입장에서 채용 방식의 변화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수시채용의 효율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수시채용 전환이 대규모 공채로 소요되는 자원을 아끼고 좀 더 직무에 맞는 사람을 뽑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여기에 전문인력을 바로바로 투입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선 필요할 때마다 해당 인력을 뽑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C씨는 이와 관련 “공채로 대규모 인원을 뽑아 현업으로 배치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공채라는 시스템 자체가 양성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수시채용 및 경력채용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전환은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 주요 대기업으로는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수시채용을 실시하고 있고 한화그룹, 신세계그룹, 두산그룹도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이 공채 폐지를 위한 논의가 이뤄진 것은 2019년부터다. 단계별로 정기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한 SK는 올해도 수시채용의 전환을 늘려 약 6개 계열사가 정기 공채와 수시 채용을 함께 진행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채용 규모와 관련 “채용 방식이 변하는 것일 뿐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대략 예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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