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택배기사 파업철회 조건은 ‘까대기 폐지’,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대응책 뭔가
사측은 "노사합의 1주일만에 까대기 완전 해결하기엔 시간 부족"VS. 노조측, "사측 방안 실천해도 까대기 해결 못해"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택배노조가 2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는 가운데, CJ대한통운운과 롯데 글로벌로지스는 추가적인 특별 대응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노사 합의안이 나온지 일주일밖에 안 된 상태에서 택배기사들을 '분류작업(일명 까대기)'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켜주지 않고 있다는 노조 주장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 "향후 1000명 이상 분류인력 늘릴 것"/CJ대한통운 관계자, "3500명 분류인력 투입했고, 자동화 설비도 병행 중"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28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초까지 시범지역을 통해 분류인력 운영 테스트를 진행했고, 지난주부터 택배분류인력 980명을 동원했다"며 "앞으로 필요에 따라 1000명 이상으로 분류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2500억원을 동원해 5년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0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크게 이슈가 되었을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내놓았던 대책과 같은 내용이다.
CJ대한통운도 지난 10월 발표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이행하는 정도다. 합의문 발표 후에 바뀐 것은 기존 3월 말까지 투입할 계획이었던 분류인력 4000명에 대한 인력 충원을 좀 더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까지 3500명 이상 투입했다"며 "CJ대한통운의 경우 분류작업과 관련해 자동화 설비도 되어있는 만큼,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대책을 이미 이행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택배노조가 29일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것은 택배사가 내놓은 대책이 노동자들의 과로사 원인인 '까대기 업무'가 여전히 택배기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업무 과중으로 인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는 계속되는데, 국토부·고용노동부 등 정부가 함께한 사회적 합의문을 내놓고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만큼, 파업을 통해 의사를 확실하게 전달하고 빠른 해결을 촉구하려는 것이다.
■택배노조 관계자,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기사 5000명은 분류업무 계속 해야" 주장
강민욱 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택배사들이 1000명, 4000명을 분류인력으로 투입하겠다고 말한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정도의 분류 인력을 동원하면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완전히 안할 수 있는가를 정확히 따져 물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강민욱 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까대기를 택배기사 업무에서 분리하려면 택배기사 2명당 1명의 분류인력이 필요하다"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7000∼8000명의 택배기사가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계산대로라면 2000명의 택배기사를 제외한 5000명의 택배기사가 계속해서 스스로 택배 분류업무를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율로 보면 전체 70%가 까대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강 국장은 "그러면서 택배회사는 각종 세제혜택을 요구했다.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국회와 정부는 예산과 세제혜택 등을 통해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한진 등은 분류인력 1000명 이상이 필요하면 올해 상반기에 이뤄지는 택배비 인상 이후에 하겠다고 했다"며 "이(제대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혜택을 요구하는 것은)는 사람들이 죽어도 상관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여태껏 택배노동자들이 돈 한푼 받지 않고 장기간 택배분류작업까지 해 온 것으로 택배사들이 이득을 보아 온 것인데, 자동화 시스템 마련이나 분류인력 확충과 관련해 재정 부족의 이유를 들고 있는게 말이 안된다"고도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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