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LCD와 비교해 OLED는 구부릴 수 있는 특성으로 고급 인테리어에 적용하기 쉬운 강점이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드는 아이오닉 5의 사이드 뷰 카메라 시스템에 들어가는 OLED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자동차와 하나의 거대한 IT 기기로 진화중인 가운데 앞으로 현대차와 삼성 간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현대차 제조에 삼성이 협업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현대차가 상징성이 높은 첫 전용 전기차에 삼성 제품을 채택함으로써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의 협력 범위가 지속적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차량용 OLED 공급 계약은 현대차와 삼성이 맺는 10여 년 만의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자동차에 2011년부터 3년 동안 내비게이션용 8인치 LCD 공급을 해왔지만 그 후 양 그룹 사이의 사업 연결고리가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OLED를 탑재하기로 결정하며 첫 공급처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선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높은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양사 협력 관계가 이번 계약을 계기로 더 끈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총수 3세 시대에 접어든 현대차와 삼성이 향후 협업의 범위를 넓혀간다는 의미도 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삼성SDI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양 그룹 간 협업의 물꼬를 텄다. 재계에서는 두 총수의 협력 확대가 향후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양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차량용 소프트웨어에서도 국내 주요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향후 차량 내 디스플레이로 쓰일 공급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켓에 따르면 차량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11만 대에서 2026년 46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