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500대 기업의 신규 취업자 수도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은 줄이고 기존 인력도 구조조정을 해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국민연금 가입 여부를 알 수 있는 497개 사의 국민연금 가입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는 26만 4901명, 국민연금 가입 자격 상실자는 27만 803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 자격 취득은 취업, 상실은 퇴사를 의미한다. 지난해 국민연급 자격 상실자수가 취득자수를 넘어서면서 순고용인원이 5902명 감소한 것이다.

2019년에는 국민연금 상실자수(29만 6563명)보다 취득자수(31만 3768명)가 많아 순고용인원이 1만 7205명 증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국민연금 총 가입자수도 2019년 말 166만 4961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165만 2091명으로 1만 2870명이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전체 22개 업종 중 절반이 넘는 12개 업종에서 1만 9889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특히 건설·건자재업종의 취업 인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건설 업종의 국민연금 취득자수는 1만 6403명, 상실자수는 2만 4195명으로 순고용인원이 7792명 줄었다.

또 생활용품(3516명 감소), 자동차·부품(1771명 감소), 조선·기계·설비(1551명 감소), 운송(1096명 감소), 통신(1063명 감소) 등의 업종도 1000명 이상 감소했다.

10개 업종에선 1만 3987명 증가했다.

특히 언택트(비대면) 수혜 업종인 IT·전기전자 기업들의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가 상실자보다 3833명이 많았다.

또 유통(3371명 증가)과 공기업(3218명 증가)도 신규 취득자가 상실자보다 각각 3000명 이상 많았다.

개별 기업으로는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의 순고용인원이 1년 새 가장 많은 1만 872명이 순증했다.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직원을 대거 채용한 것. 쿠팡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역시 1만 828명이 늘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3552명 순증했고 한화솔루션(3063명 증가), 홈플러스(2890명 증가), 코웨이(1610명 증가), LG이노텍(1608명 증가), 롯데케미칼(1127명 증가) 등 7개 기업의 순고용인원도 1000명이 넘었다.

한화솔루션 인력 순증은 지난해 1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한 영향이 컸다.

반면 코로나19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기업들은 순고용인원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점포 수를 대폭 줄인 롯데쇼핑(3248명 감소)과 일부 극장을 폐쇄하고 상영회차를 줄인 CJ CGV(2459명 감소)가 대표적이다.

GS리테일(1479명 감소), 두산중공업(1044명 감소), 삼성디스플레이(1011명 감소) 등도 1000명 이상 순고용인원이 줄었다.

월별 순고용인원은 지난해 12월(1만 3175명 감소)에 가장 많이 줄었고 코로나 팬데믹이 선언된 3월(7331명 감소), 4월(3019명 감소)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올해도 코로나19 3차 유행이 계속되면서 1분기에 특히 고용시장 충격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