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정권이 자랑하는 코로나 앱 5개월째 먹통, 일본네티즌들 “차라리 한국 IT기술 도입” 주장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정부가 IT기술로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코로나 접촉확인 어플리케이션 COCOA가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5개월이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일본인들이 경악했다.
타무라 노리히사(田村 憲久) 후생노동상은 2월 3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어플리케이션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 사죄했고 네티즌들은 ‘이젠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목숨이 달린 일인데 정부에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구체적으로는 작년 9월 28일에 있었던 어플리케이션 업데이트로 인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밀접접촉자가 아님에도 경고통지가 날아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사용자의 이동경로와 시간, 거리정보 등을 다시 조정하는 작업을 거쳤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에게 밀접접촉자임에도 통지가 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이 문제는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2월 2일 기준 COCOA의 다운로드 수는 2450만 건으로 그 중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31.4%에 해당하는 770만 명에 이르지만 작년 9월 업데이트 후에도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물론 정부와 어플리케이션 제작사도 해당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1월 25일이 되어서야 제작사인 퍼슬 프로세스&테크놀로지(パーソルプロセス&テクノロジー)가 같은 조건의 테스트에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게만 경고통지가 가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후생노동성에 보고하면서 언론보도로 이어졌다.
하지만 제작사가 문제를 발견하기 전에도 작년부터 SNS 상에서는 ‘친구가 양성판정을 받기 전에 함께 식사를 했지만 양성판정 후에도 COCOA는 계속 침묵 중’처럼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는 네티즌들의 이야기가 빈번히 올라오고 있었다.
이에 대해 후생노동성 측은 ‘상담센터로 비슷한 문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이번 문제 역시 프로그램 상의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기 테스트를 진행하고서야 발견했음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5개월 간 얼마나 많은 밀접접촉 통지가 누락되었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도 후생노동성으로부터는 ‘사용자 간의 접촉이력은 각자의 스마트폰에만 남고 양성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서버에서 이를 매칭하고 통지하기 때문에 (누락 건수는) 파악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이 돌아왔다.
여기에 정부의 중대한 실수로 인한 배상책임을 추궁하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COCOA는 감염방지에 공헌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에 일단은 위탁업체와 함께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이고 책임은 그 후에 검토하겠다’며 선을 그어버린 상황이다.
후생노동성의 기자회견을 본 칸사이학원대학(関西学院大学)의 객원교수 야시로 히데키(八代 英輝) 변호사는 TBS의 정보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정부가 내놓은 비장의 카드가 작동하지 않았었다니 정말로 창피하다. 이 나라는 대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적극적인 IT기술 도입이 스가 정권의 대표정책이었는데 비참하다"는 표현으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지금도 여전히 하루 3000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장 공신력을 갖추었어야 할 코로나 어플리케이션마저 사실은 엉터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부의 코로나 억제 및 대응능력에 대한 일본인들의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적극 대처하는 한국의 IT기술을 그대로 일본에 도입해야 한다"는 자조적인 푸념도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