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1년 9개월 만에 마련한 2년 치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5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사는 설 연휴 전 타결을 목표로 했지만,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투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으며, 조합원 8718명 중 8123명(투표율 93.18%)이 투표에 참여했다. 개표 결과, 찬성 43.04%, 반대 56.1%가 나오면서 잠정합의안은 부결됐다.
이번 잠정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2019년 임금의 경우 임금 기본급 4만6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성과금은 약정임금 218%, 격려금은 약정임금의 100%에 150만원, 복지포인트 30만원 지급 등이다. 2020년 임금 부문 합의안은 기본급 동결 (호봉승급분 2만3000원 별도 인상), 성과금 약정임금의 131%, 격려금 230만원, 지역경제상품권 30만원 등이었다.
노사는 2019년 5월 상견례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이번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교섭이 해를 두 번 이나 넘긴데다가, 이번 설 연휴마저 지나면 여름 휴가까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해 서로 양보했다.
그러나 이날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는 재교섭을 서두르는 한편 2차 잠정합의안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노사는 향후 교섭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나 실제 교섭은 설 연휴 이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임단협과 2016·2017년 2년 치 임단협에서도 모두 1차에서 부결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과 분할 문제 해법 등에서 조합원들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것 같다”며 “향후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