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김치사랑에 급성장한 종가집과 비비고, 누가 더 팔았나?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김치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김치 수출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치수출의 급증을 견인한 요인은 무엇일까.
뉴스투데이가 8일 취재한 바에 따르면, 미국시장 성장세가 최대 동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김치 업계의 1위와 2위인 대상의 ‘종가집’과 CJ제일제당의 ‘비비고’는 미국 시장에서 동기간 판매율이 각각 100%, 45% 증가했다.
김치가 화두 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망률이 타 국가보다 한국이 현저히 낮았는데, 그 이유가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발효음식인 김치를 먹는 식습관 때문이라는 세계적인 연구 결과들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2020년 수출 사상 최대 ‘김치’ 수출액 기록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4451만 달러(한화 1617억원)로 전년대비 37.6% 증가했다. 이는 2012년 기존의 최대 수출액이었던 1억661만 달러(한화 1193억원)를 8년 만에 뛰어넘은 사상 최대 수출액이다.
현재 한국은 김치를 미국, 일본, 호주, 남미, 중동국가와 사이판과 같은 섬나라 등 전 세계 8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국가별 수출액은 일본이 7110만 달러로 49.2%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이어 미국 2306만 달러, 홍콩 776만 달러, 대만 587만 달러, 호주 564만 달러, 네덜란드 515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한국에서 김치를 수출하는 주요 업체는 업계 1위 ‘종가집’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상과 업계 2위 ‘비비고’ 브랜드를 운영하는 CJ제일제당이 있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모두 일본보다 미국에서 지난해 판매율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 김치 업계 빅2 ‘종가집·비비고’, 두 기업 모두 미국 시장에서 수출 급증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집’은 2020년 수출액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으며, 가장 큰 폭으로 수출이 증가한 국가는 동기간 2배가량 수출량이 늘어난 미국이었다.
대상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로 인해 면역력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증가한 상황 속에서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커졌고, 국내외에서 김치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이어졌다”며 “BTS 등 한류의 확대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김치에 대한 관심도가 함께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김치의 수출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대상은 해외에서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자 미국과 프랑스에서 ‘종가집 김치 요리대회’를 개최하고 후원하는 등 김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업계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는 2020년 수출액이 전년 대비 25%가량 증가했으며, 가장 큰 폭으로 수출이 증가한 국가는 동기간 45%가량 수출량이 늘어난 미국이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국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몇 년 전부터 높아지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수출증가에 주요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출시된 비비고 김치는 1987년 출시되어 이미 업계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던 종가집 김치에 비해 시장 출시가 늦었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18년 비비고 김치의 시장 점유율은 종가집 김치보다 12.2% 뒤처졌지만, 2020년 격차를 4.2% 수준으로 좁혔다. 해외시장에서도 비비고 김치가 종가집 김치를 바짝 따라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