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넷마블은 해외매출 72%, 일본 상장된 넥슨은 국내매출이 과반
방준혁과 김정주는 게임업계 대표 CEO/앱애니가 발표한 모바일 앱 퍼블리셔 순위...넷마블 8위, 넥슨은 32위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이 선전하는 가운데 넥슨(대표 이정헌)이 국내의 타 유명 게임사들에 비해 낮은 성적을 보여 눈길을 끈다.
넥슨과 넷마블은 대표적인 경쟁사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역대급 최고경영자(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은 최근 경쟁적으로 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매출규모로 따지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순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는 3일 지난해 구글·애플 양대 앱 마켓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모바일 앱 퍼블리셔 52곳의 순위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 결과 한국 게임 기업 중에서는 넷마블이 8위를 차지하며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넷마블은 2016년 이후 6년 연속으로 ‘톱10’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 중에서는 넷마블의 뒤를 이어 ‘리니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18위를 차지했다. 이어 넥슨(32위)과 게임빌(49위), 더블유게임즈(52위)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최근 3조 클럽에 가입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넥슨이 30위권 밖의 실적을 기록해 눈에 띈다.
앱애니의 발표는 국내외 이용자들의 앱 다운로드 순위를 분석한 것으로, 해당 조사 결과가 무조건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상황을 보여준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각 사의 해외 매출을 비교했을 때도 넷마블이 선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넷마블의 지난해 연 매출 가운데 해외매출은 1조7909억원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한다. 넥슨의 지난해 연 매출 중에서는 44%가 해외매출, 56%가 국내매출이다. 넥슨은 상대적으로 해외가 아닌 한국 시장에서 더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
■ 일본에 상장된 넥슨, 국내매출이 절반 넘어
2020년 연간 매출 분석 결과 넥슨은 한국 게임사 최초로 3조원대 연매출을 기록했다.
넥슨은 지난 2011년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넥슨은 공모가 1300엔에 4억 200만주를 발행했다. 현재 본사는 일본에 있고 한국 사업만 자회사인 넥슨 코리아가 맡는 식으로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장 당시에도 넥슨 매출의 대부분이 한국 이용자들로부터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넥슨의 이 같은 행보는 이례적인 편이었다.
넥슨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넥슨 지역별 매출 분포에 따르면 한국이 1649억8000만엔(약 1조7626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넥슨 전체 매출의 약 56%에 달하는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84% 성장한 수치다. 한국에 이어 중국(812억4000만엔), 북미·유럽(198억6300만엔), 기타 지역(165억2300만엔), 일본(104억1800만엔) 순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일본 지역 매출은 각각 28%와 25% 감소했다.
넥슨의 성장은 지난 2019년 연간 실적과 비교하면 더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당시 지역별 연 매출은 중국(1122억4700만엔), 한국(897억9400만엔), 북미·유럽(194억5200만엔), 일본(138억5400만엔), 기타 지역(131억9500만엔) 순으로 집계됐다. 약 1년 만에 한국 매출이 중국을 넘어서며 넥슨의 성장을 이끈 것. 사실상 일본 기업인 넥슨의 매출 대부분이 한국 이용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셈이다.
■ 넷마블은 7개 해외법인 설립해 글로벌 시장 공략
뉴스투데이의 취재에 의하면 넷마블이 해외 시장에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은 오랜 시간 공들인 넷마블의 해외 시장 공략 덕분이다. 넷마블은 오래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해외에 법인을 두고 현지에서 게임을 출시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넷마블의 법인은 미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터키 등 7개에 이른다. 특정 게임을 론칭해 단일 국가 시장을 공략하는 대부분의 게임사와 달리 넷마블은 전 세계의 유저들을 공략해왔다. 해외 시장에서 넷마블의 성공은 이 같은 노력이 통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넷마블은 지난해 3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비롯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을 통해 북미·일본 등 지역에서 꾸준한 성과를 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지난해 4월 국내 모바일 게임 최초로 북미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에 올랐다. 또한 프랑스, 독일 등 웨스턴 주요국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기업이 성공하지 못한 웨스턴 게임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와 같이 다양한 모바일 게임의 성공이 넷마블의 해외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넥슨 관계자, "해외매출 비중은 44%로 커, 글로벌 유저 지속 공략할 것"
넥슨 측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넥슨 관계자는 16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타 기관에서 발표한 순위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넥슨의 강점은 메이플과 던파, 피파온라인4 등 PC게임이기 때문에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순위가 낮게 나올 수 있다”며 “넥슨의 연간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44%로 큰 편일뿐더러 지난해 매출을 플랫폼별로 분석하면 PC온라인 게임 비중이 67%에 육박한다”고 부연했다.
넥슨의 향후 해외 시장 공략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넥슨은 V4,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메이플스토리M, FIFA 모바일 등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국내외에서 서비스 중”이라며 “현지 성향을 반영한 서비스 운영으로 글로벌 유저들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넥슨이 한국에서 50%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기울어진 수익 창출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고르게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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