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차량 화재사고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온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셀, 배터리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배터리시스템 전량 교체를 추진한다.
현재까지 자동차 자진 리콜 가운데 이 같은 부품 교체는 이번이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전량 교체 비용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며 7만여대가 넘는 차량의 배터리 전량 교체는 최소 1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교체 대상 차량은 지난 2017년 9월~2020년 3월 제작된 코나 일렉트릭 7만7000대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2018년 출시 이후 국내 11건, 해외 4건 등 총 15건의 화재 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이번 달 국토교통부의 사고원인 조사 발표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책임 규명 과정을 통해 비용 분담을 조율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배터리 전량 교체 결정을 내렸지만 비용분담은 LG에너지솔루션에서 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 비용은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합의금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3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승소하며 SK이노베이션에 요구한 합의금은 2∼3조원 가량으로 알려져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교체를 포함해 다각도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국토부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종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배터리 전량 교체의 카드를 꺼낸 것은 전기차 시대 선도 이미지를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코나 일렉트릭의 연이은 화재사고 등 ‘안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E-GMP 공급사 선정에 LG에너지솔루션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달 내로 E-GMP 3차 공급사 발표를 앞둔 상태이다. 1차 수주는 SK이노베이션에게, 2차는 LG엔솔, 중국 CATL를 선택한 바 있다.
3차 배터리 물량은 약 20조원으로 역대 E-GMP 배터리 발주 중 최대 규모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인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중국CATL이 최종후보에 올랐다.
업계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규명해봐야 알겠지만 안정성으로 계속 논란이 되는 것은 확실히 플러스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성 논란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3차 공급은 물론 4차에도 배제될 가능성 높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