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세' 김동관, 벤처기업서 무보수로 일하는 진짜 속내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한화가(家) 3세인 한화솔루션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사장)이 인공위성 벤처기업 ‘쎄트렉아이’에서 비상무이사를 겸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관 사장은 쎄트렉아이에서 비상무이사를 일하면서 보수를 받지 않는다. 기존 경영진의 독자 경영도 보장한다.
그럼에도 김 사장이 쎄트렉아이 비상무이사를 겸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쎄트렉아이 기술의 세계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수소와 태양광 등 미래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온 김 사장이 자율주행차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2차 전지 배터리 대신 인공위성에 투자하는 건 몇 수 앞을 더 내다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띄워져있는 인공위성으로 수많은 자율주행차를 관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단적으로 국내와 외국의 인터넷 속도만 비교해 봐도 답이 나온다.
현재 2차 전지와 전기차 관련주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이지만 미래산업의 가장 상위포지션은 결국 인공위성, 곧 항공우주산업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절실한 과제여서 한화 측에 제안했고, 김 사장이 조건 없이 수락해 이사회에서 추천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 발행 주식 20%를 약 590억원에 인수하고, 전환사채(500억원) 취득을 통해 약 30% 지분을 확보했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유일의 민간 인공위성 제조·수출 기업으로 우리별 1호를 개발한 KAIST 인력들이 1999년 만든 회사이다.
■ KAI와 위성 쏘아올리는 쎄트렉아이, 지상 관제수신·영상처리 도맡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는 우리나라 차세대 중형위성 1호가 3월20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국내 위성 개발 주도권이 국가에서 민간 사업체로 넘어가는 시작점으로 그 의미가 특별하다.
과기부 우주기술과 관계자는 “1호 개발이 한국우주항공연구원(항우연) 주도로 항공항공우주(KAI)는 관련 기술이전에 중점을 두었다면 내년부터 순서대로 발사될 예정인 2~5호의 경우 KAI가 주도적으로 개발에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항우연이 주도한 1호 개발을 비롯해 앞으로 KAI가 주도할 2호 개발에는 국내 민간 기업 67곳이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업들은 위성에 들어가는 모듈, 파이프, 반사경 등 구성품부터 조립 및 시험, 지상 관제수신, 영상처리 등을 분담한다.
한화와 한화시스템은 각각 위성 추진계, 전자광학시스템 개발에 참여한다. AP위성은 원격측정명령계와 조립 및 시험을, 쎄트렉아이의 경우 지상 관제수신, 영상처리를 담당한다.
항공우주업계에선 쎄트렉아이의 기술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 김동관 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더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사장은 “당장의 돈벌이가 아니라 쎄트렉아이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우주사업 경영의 첫 번째 덕목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자리 따지지 않고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