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 빠른 이유

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2.25 17:42 ㅣ 수정 : 2021.02.25 17:42

"D램 가격 상승이 SK하이닉스 실적에 빨리 반영" /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D램이 70% 차지 / 삼성전자, 모바일 등 다양한 부문서 매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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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D램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쏠리는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D램의 수요 및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양사의 주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SK하이닉스의 실적에 D램 가격 상승이 빨리 반영되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반도체 대형주보다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현물 가격은 평균 4.12달러를 기록해 2019년 4월 이후 22개월만의 4달러 이상 금액을 기록했다.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과 비교하면 4.84%로 상승한 금액이다.

 

이처럼 D램 가격이 상승 이유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D램 재고가 매우 낮은 상태”라며 “올해 1분기 7%이상 가격이 상승할 것이며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 역시 올해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삼성전자 41.3% VS SK하이닉스 28.2%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1.3%로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8.2%로 2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가 주식시장에서는 좀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코스피 강한 반등에 따라 4.02% 오른 8만5300원으로 마감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14만8500원으로 전일대비 9.19%나 올랐다. 지난 22일 코스피 하락장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했으나 SK하이닉스는 2.63%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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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달 1일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개최한 M16 준공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하이닉스 'D램 집중' VS 삼성 '두마리 토끼' 전략

 

삼성전자가 D램 점유율이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주가는 SK하이닉스가 더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D램 및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SK하이닉스에 실적 반영이 더 빨리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D램 가격 상승이 실적에 빨리 반영되는 SK하이닉스가 다른 반도체 대형주들보다 투자자들이 선호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D램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별도로 D램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업계에서는 D램이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7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반도체 수퍼사이클을 맞은 만큼 주력 부문인 D램을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네덜란드 ASML의 EUV(극자외선) 스캐너 장비에 4조7500억원 투자를 결정한다고 지난 24일 공시한 바 있다. 10나노급 D램에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해 원가를 절감하고 수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다양한 부문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36조 8100억원이다. 이중 부문별 매출은 IT·모바일(IM) 44%, 가전(CE) 20%, 반도체(DS) 31%, 디스플레이패널(DP) 12% 등으로 다양하게 발생한다. D램은 반도체 사업부 내에서도 일부로 알려졌다. D램 호재의 반영이 SK보다는 적다는 의견이다.

 

대신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을 보다 강화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파운드리 부문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의 격차도 좁히겠다는 의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의 매출이 시스템 반도체에서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비메모리 부문은 연평균 7.6%씩 고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파운드리 부문은 TSMC에게 선두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점유율은 TSMC가 55.6%로, 2위인 삼성전자(16.4%)보다 3배 이상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앞서 지난달 4일 새해 첫 행보로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관련 투자를 2020년 6조원에서 2021년 12조원으로 늘려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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