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상품 아닌 여유를 판다"…현대백화점의 새로운 도전 '더현대 서울'
명칭부터 기존 백화점과 차별화 / 전체 면적 8.9만㎡…서울 백화점 중 최대 / 탁 트인 개방감, 넓어 휴식 공간은 강점 / 3대 명품 빠져 고소득층 유인은 '글쎄'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24일 오후 5시. 본지 기자는 현대백화점이 서울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 서울'에 방문했다.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이 경기 분당 판교점 이후 6년 만에 여는 매장이다. 고객들의 소비가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며 오프라인 몰은 고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더 현대 서울'의 오픈은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았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이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깬 공간이라고 홍보해왔다. 기존 백화점과의 차별화를 어필하기 위해 '현대백화점 00점'이 아닌 '더현대 서울'이라고 명명했다.
■ 충분한 휴식공간으로 쇼핑몰의 개념 '재정의'
'더현대 서울'의 핵심은 넓은 공간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의 전체 면적은 8만9100㎡로 서울 지역 백화점 중 가장 크다.
현대백화점은 이 공간의 절반(49%)가량을 실내조경과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기자가 1층에 들어서서 발견한 것은 인공폭포가 조성된 '워터폴 가든'이다. 3층 높이에서 떨어진 물은 1층 작은 호수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호수를 둘러싼 벤치에 앉아 휴식을 갖고 있었다.
보통 쇼핑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벤치에 앉아있으면 오고가는 사람이 많아 불편하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동선이 넓어 휴식하는 사람과 오고가는 쇼핑객 사이의 거리 유지가 가능해 보였다.
5층과 6층에는 실내 조경 공간인 '사운즈 포레스트'가 있다. 기둥이 없이 전체 공간이 탁 트여있고, 천장과 벽면 일부가 투명한 창으로 되어 있어 답답하지 않았다.
5·6층은 건물 중앙에 실내 조경 공간이 있고, 전자제품 매장 등이 이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인공 정원이지만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이 화분이 아닌 바닥에 있는 흙에 뿌리내리고 있어 야외 공원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양한 나무와 꽃들 사이로 넓게 펼쳐진 공간에는 휴식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각자 대화를 나누거나 노트북을 켜 개인 작업을 하는 등 자신만의 휴식 공간으로 이곳을 사용하고 있었다.
6층에는 전시실과 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전시실에서는 정식 오픈인 26일 부터 애디워홀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문화센터에서는 다양한 강좌가 열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 현대 서울 문화센터에서는 그동안 다른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강좌와 다른 색다른 강좌를 만나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자가 1시간가량 '더 현대 서울'을 돌아보며 느낀 것은 '여유'였다. 보통 쇼핑몰에 가면 원하는 물건을 사고 빨리 나와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기지만, 이곳은 휴식공간이 많아 천천히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현대백화점은 '더 현대 서울'로 파격적 변신을 시도했다. 더 이상 백화점은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더 현대 서울'은 고객들의 휴식공간으로서의 조건을 잘 갖춘 것으로 보인다. 경험의 공간으로서 고객들의 체류시간은 기존 백화점 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 인근 백화점과의 경쟁서 승리할 수 있을까
'더현대 서울'의 성공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인근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 백화점·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위치해있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이 빠진 점도 주목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 3사의 매출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매출이 신장한 신세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본점의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은 이른바 명품이기 때문이다.
더현대 서울의 주 고객층이 여의도 고소득층 직장인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붙잡을 요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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