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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 칼럼

MZ세대의 3불! 불의, 불공정,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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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 소장
입력 : 2021.03.02 11:04 ㅣ 수정 : 2021.03.02 11:07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 민족)'가 쏘아 올린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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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문성후 리더십중심연구소 소장]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가 직원들에게 혼쭐이 났다. 미국으로 치면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가 직원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린 격이다.

 

이해진 GIO는 지난 25일 ‘컴패니언 데이’에서 인트라넷으로 직원들이 던진 보상, 급여, 복지 이슈 등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범수 의장도 같은 날 2시간여 동안 직원들의 처우를 포함한 100개가 넘는 질문에 직접 답하였다. 

 

IT 종사자에겐 꿈의 직장이라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 민족)'는 코로나 시대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성장을 해왔다, 그에 따라 높은 몸값과 기대 수준을 갖게 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직원들은 자기 회사에 강하게 묻고 있다.

 

임원과 직원 간의 급여 차이,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 여부, 타사와의 급여 차이, 보상 평가 시스템의 투명성 등에 대해 합리적인 답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업뿐이 아니다. SK하이닉스처럼 제조업에서도 성과급 계산식을 공개하라며, MZ세대 직원들이 성과급과 평가의 투명성을 촉구한 사례가 있다. 

 

MZ세대 직원들의 이 요구를 단순히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이나 돈 욕심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다. 모든 논쟁은 MZ세대가 가진 ‘3불의식(三不意識)’에서 시작된다. 삼불의식이란 MZ세대는 불의, 불공정, 불이익은 결코 용납못한다는 가치관을 말한다. 불의, 불공정, 불이익은 다른 듯하지만 MZ세대에게는 모두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공정하지 못한 것은 옳지 못하고, 옳지 못함은 결국은 자신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교육, 취업, 병역, 육아, 처우, 복지, 차별 등을 둘러싼 MZ세대의 분노에는 조직과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면, 공정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아니면 언젠가는 불이익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MZ세대와의 소통 강연을 (필자를 포함해) 많이 요청받는다. 수강 대상은 X세대(1960년대 생)와 Y세대(1970년대 생)이 주로이다. 많은 강사의 강연 요지는 MZ세대는 워라밸을 중시하고 성공보다는 성장을 원하며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이 더 중요한 세대,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와 효율적이고 명확한 업무 피드백을 요구하는 세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것들’이라는 명칭하에 그들은 기성세대와는 생각이 다른,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세대이며, 그들과 소통하려면 신조어나 SNS를 잘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니다. 틀렸다. 진정 MZ세대와 소통하려면 ‘공정세대’라 불리우는 MZ세대가 가진 ‘삼불의식’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의 MZ세대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그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입에 핸드폰을 물고 태어났다고 할 정도의 소셜미디어 환경 속에서 성장하였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초디지털강국이다.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고, 느림을 참지 못하는 민족성 때문에 디지털 인프라의 속도가 더 빨라졌고, 손재주가 좋아 핸드폰(손전화기)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인프라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발전은 또 어떤가? SNS를 한글자판으로 치면 ‘눈’이다. 우리의 SNS는 모두의 눈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제공하고, 그 정보 속에서 비교하고, 검증하며 나름의 정답을 만들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MZ세대는 무엇이 불의이고, 불공정이고, 불이익인지 디지털을 이용하여 각자 분명히 답을 갖고 있다. 그들은 계산이 분명하고 정확하다. 

 

두 번째 특징은 우리만의 위기사(危機史)에 있다. 대한민국의 MZ세대는 크게 두 번의 국가적 위기를 경험하였다. 그리고 그 위기는 반공이나 민주화같은 실체가 있는 위기가 아니었고, 보이지 않는 불황과 저성장이라는 경제 위기였다. 우리의 MZ세대가 서양의 MZ세대와 다른 지점이 바로 여기다.

 

우리의 MZ세대는 청소년기에 1998년 IMF사태를 겪었고 얼마안있어 청년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부모 세대의 무기력함과 사회의 불공정함을 뼈저리게 느꼈고, 자신의 이익은 결국 자신이 보호할 수 밖에 없다는 각자도생의식을 강하게 가지게 되었다.

 

치열한 입시와 취업 전쟁을 치루고 간신히 사회에 출발했어도 기회의 사다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빈부의 격차는 커지며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을 보며 반칙과 위선에 극도의 저항감을 가지게 되었다. 대한민국 위기사에서 MZ세대가 겪었던 혼란을 보면 우리의 MZ세대는 서구식 분류에 따른 그렇게 간단하고 만만한 세대가 아니다. 도덕의식도 현실 감각도 명료하고 직관적이다.

 

MZ세대는 엄청난 동력을 가진 세대이다. 국가와 사회가, 조직과 기성세대가 그들과 건설적으로 동거하려면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부터 안 해야 한다. 옳지 못하고, 공평하지 못하고, 그래서 결국 그들의 이익을 박탈하는 것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들이 원하는 것부터 해준다면 소통에 굳이 애쓸 필요없다. 옳은 말과 행동으로 실증해 보이고, 숨기거나 왜곡없이 상황을 공개하며, 누구에게도 차별이나 무지함 때문에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면 된다.

 

국가도, 기업도 MZ세대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포용해야 한다. 그들의 ‘삼불의식’을 존중해주고, 그들과 약속을 하면 꼭 지켜야 한다. CEO도 정치인도 MZ세대를 속여선 안 된다. 그들은 불의, 불공정, 불이익을 정말 싫어한다.

 

 

◀ 문성후 소장의 프로필 ▶ 리더십중심연구소 소장, 경영학박사, 미국변호사(뉴욕주),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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