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벨로우 웨스턴 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 “바이드노믹스, 향후 6개월간은 큰 효과내지만…“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시장 경제와 GDP(국내총생산) 문제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존 벨로우 웨스턴 자산운용(Western Asset’s Pasadena)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1 굿잡 코리아 포럼(Good Job Korea Forum 2021)’에서 제1주제 발표자로 나서 “美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막연히 낙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꾸준히 지속된 저물가 기조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은 뉴스투데이와 송옥주 국회 환노위 위원장, 임이자 국회 환노위 간사가 공동 주최했다.
존 벨로우가 수석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웨스턴 자산운용은 세계 최대의 채권 전문 운용사 중 하나다. 현재 글로벌 채권 자산 약 550조원을 운용 중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를 포함해 전세계 9개 법인을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약 7조원이 넘는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 중이다.
존 벨로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된 주제 발표에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바이드노믹스) 의제는 현재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그 규모와 효과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내로 통과될 예정인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의 경우 규모가 과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부양책의 속도”라며 “2009년 당시 경기 부양책에는 수년간 지속되는 장기 충당금을 포함한 조세정책도 있었지만 이번 부양책의 경우 6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전체 예산의 3분의 2를 집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부양책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예견도 내놨다.
존 벨로우는 “미국 경제 재개와 백신 주도의 회복으로 상당한 경제 성장이 예상되며, 향후 6개월간은 이번 부양책이 큰 효과를 보일 것”이라며 “백신 보급과 관련한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도 경제를 부양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6개월이라는 단기간에 대부분의 재정 부양책을 집행할 경우 빠르면 올해 말부터 급격한 성장률 둔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대두된다. 내년에는 2% 이하의 낮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그는 인프라 법안의 경우 세금과 실행 기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4월 중 인프라 법안을 최종 제안하고, 올해 말까지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제안했던 인프라 지출 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3조5000억 달러라는 큰 규모의 부양책이 될 것”이라며 “해당 인프라 법안에는 세금 인상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고 세금 인상은 법인세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 인상의 제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지출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선거 당시 제시했던 3조5000억 달러의 지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의견이다.
그는 또 “인프라 법안을 제대로 실행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인프라 법안을 집행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법안의 규모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바이든 정부가 환경 정책과 환경 관련 인프라 재건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행될 미국 정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는 “백신 사업을 기반으로 미국 경제는 향후 6개월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다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존 벨로우가 제시한 다른 변수는 크게 두 가지로, 노동 시장의 불안정성과 인플레이션 문제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미국 노동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근 10~15년간 저(低) 인플레이션 현상을 겪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존 벨로우의 의견을 종합하면 투자자들은 향후 6개월간 지속될 경제 성장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꾸준히 지속된 저물가 기조가 불러올 역풍에 대해 주시하고 세계 노동시장과 공급시장의 침체가 물가하락에 가하는 압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려했던 부분인 노동시장 회복은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인플레이션의 경우 오랜 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