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후 칼럼] 다음 대통령은 이 사람이다

문성후 소장 입력 : 2021.03.15 10:59 ㅣ 수정 : 2021.03.15 10:59

3가지 덕목을 따져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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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문성후 리더십중심연구소 소장]사람에게는 팔자(八字)가 있다. 팔자는 인생의 변곡점들로 바뀌곤 한다. 국가도 그렇다. 국가의 운(運)도, 기(氣)도 큰 모멘텀으로 바뀐다.

 

우리나라의 큰 이벤트는 5년마다 대통령이 바뀌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라 우리는 더 그렇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경험해 왔다. 2022년에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다음 대통령에 무한(無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팔자를 5년 동안 쥐락펴락할 사람이니 인생사에 이렇게 중요한 문제가 없다. 

 

뉴스에서 매일 코로나 확진자와 함께 또 하나의 숫자가 빠지지 않고 보도된다.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 늘 1위 후보가 누구인지에 온통 관심을 둔다. 앞뒤가 바뀐 느낌이다. 누가 1위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1위가 되어야 하는지’가 중요한데 말이다. 물론 권력의지가 중요한 필터이다 보니 후보군이 압축되기는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란 자리는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여야 한다. 그가 혹은 그녀가 깜냥이 안되면 절대 뽑아선 안된다. 

 

다음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누구를 뽑지 않아야 할까?

 

첫째는 인사(人事)에 무지(無智)하지 않아야 한다. 무식과 무지는 다르다. 무식은 지식이 없는 것이고 무지는 지혜가 없는 것이다. 리더는 지혜로워야 한다. 리더가 지혜롭다는 것은 다른 리더들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언론은 대통령 후보들의 장단점을 말하며 종종 경험을 논한다. 이것을 안 해봤다 저것을 안 해봤다 등등 경험 부족을 말한다. 대통령은 다 해볼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회사에서도 사장이 된 사람은 모두 다 경험한 사람이 아니다. 수만 명이 근무하는 대기업에서 30년 남짓한 직장 생활 동안 그 많은 부서를 모두 관리자로 근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영업통이니 재무통이니 하는 말이 붙는다.

 

하나의 산봉우리 정상에 올라가면 다른 산봉우리 정상이 보이듯, 한 분야에 정통해지면 회사 전체를 조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그러면 사장이 될 수 있다. 리더란 자기가 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 잘 아는 사람들을 일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리더는 정상(頂上)의 내공으로 사람들을 두루 모아 쓸 줄 알면 된다. 그래서 대통령은 사람 보는 눈이 국민에게서 멀지 않되, 국민보다 높아야 한다.  

 

둘째는 이념(理念)에 경도(傾倒)되지 말아야 한다. 경도되면 생각이 치우쳐 바로 봐야 할 상황도 곁눈으로 보게 된다. 대통령은 유연하고 개방적이어야 한다. 진영에 갇히지 말고 온통 열린 사고여야 한다. 국민의 문제를 자신의 방식으로 풀되, 철 지난 이념에 매몰돼선 안 된다. 유연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음 정권 아젠다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코로나의 퇴장과 함께 초경제위기가 입장할 것이다. 지금은 건강의 생존이지만, 곧 경제의 생존으로 변환될 것이다.

 

다음 대통령의 숙제는 너무도 확연하다. 경제문제 해결이다. 대통령이 경도되면 오직 시장만능주의자가 되거나 오직 사회경제주의자가 돼버린다. 코로나로 거덜 난 경제 상황에서는 이념보다 실용이 중요하다. 국민을 위해서라면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 FTA처럼 자신의 이념적 틀을 깰 줄 알아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처럼 ‘상인의 현실 감각’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경제학 실험실이 아니다. 실험이 망쳤을 때 대통령 본인이 다시 회복하기에는 임기도 짧거니와 국민에게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공하는 이유는 틀렸을 때 빨리 인정하는 솔직함이다. 실패를 맞닥뜨렸을 때 자신을 빨리 부정하고 급히 개선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이 산이 아니다.’ 싶으면 얼른 방향을 틀어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대통령은 이론과 이념을 초월해서 국민을 걱정 없이 먹고 살게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외교(外交)에 협소(狹小)하지 않아야 한다. 협소하다는 것은 사물을 보는 안목이 좁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광대(廣大)하게 모두를 이용해야 한다. 이념의 실현도, 정파의 지지도 기준이 아니다. 오직 국익이 기준이다.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실리를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미국과 중국은 강대국이어도 그들과 전쟁했던 나라들은 그들을 싫어한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를 싫어하는 나라는 드물다. 깃발을 꽂으면 모두 우리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나라들이다. K-POP이 그랬고, 한류 열풍이 그랬다. 이런 좋은 토양에서 다음 대통령은 어느 국가원수에도 밀리지 않아야 한다. 시진핑과 마주 서도, 바이든과 마주 앉아도 그들과 격(格)이 맞아 우리의 국익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흔한 말로 누가 봐도 그림이 되야 한다. 외교에 경험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토익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링 위에 올라섰을 때, 우리의 국익에 대해 얼마나 합리적인 열정을 가졌는지, 그 국익을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넓은 안목으로 세계를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대통령은 조직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실현하며 수호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모두 경험한 사람이 아니다. 다 아는 사람도 아니다. 인사에 지혜롭고, 경제에 유연하며, 광대한 외교를 펼친다면 그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다. 경험과 지식만으로 대통령이 되진 않는다. 우리의 경우 누구나 대통령은 다 처음이지 않은가? ‘의지’와 ‘태도’가 핵심이다. 미국의 성공한 대통령 빌 클린턴도 첫 출발은 아칸소주의 검찰총장에 불과하였다.

 

◀ 문성후 소장의 프로필 ▶ 리더십중심연구소 소장, 경영학박사, 미국변호사(뉴욕주),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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