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넥슨이 쏘아 올린 '성과급' 논란, 어디까지 확산할까?
NC·네이버 등 IT·게임사 이어 통신사까지 '불똥' / 통신 1위 SKT에 2위 KT도 "엉터리 성과급 바꾸자"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성과급 논란이 날로 확산세다. 게임회사 등 IT 업계뿐 아니라 통신업계까지 에워싸고 있다.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SKT, 대표 박정호)이 최근 성과급 문제로 홍역을 앓은 데 이어 국내 2위 통신사인 KT(대표 구현모)에서도 19일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다.
성과급 논란의 도화선이 된 건 게임회사 등 IT 업계의 잇단 연봉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대표 이정헌)은 지난달 "우수 인재 확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며 신입 개발직 초봉을 5000만원으로 올렸다. 기존 직원들의 연봉 역시 일괄적으로 800만원씩 인상했다.
넥슨의 뒤를 이어 엔씨소프트(NC), 넷마블 등 게임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들이 연봉 인상, 성과급 제도 개편 행렬에 올라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반사이익을 본 만큼 호실적의 기쁨을 직원들과 나누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게임·IT 업계의 연봉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은 통신사 내부 직원들의 불만을 키우는 데 한몫을 했다. 통신사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언택트) 수요가 증가하며 큰 수혜를 입은 업종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성과급 논란은 SKT에서부터 시작됐다. SKT 노조는 지난달 8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성장했음에도 성과급이 전년에 비해 20%가량 줄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처럼 논란이 심화하자 SKT는 결국, 지난 11일 5000여명에 달하는 전 직원에게 ‘임금 협상 타결 격려금’을 80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년도 지급액의 2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러나 격려금 지급만으론 성과급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진 못했다.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원래 받아야 할 돈 주는 건데 언플(언론플레이)하는 것”, “지난해와 비교해 삭감된 만큼 채워주는 것일 뿐이고 1회성”이라는 재직자들의 지적이 앞다퉈 올라왔다.
이런 와중에 KT에서도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다. SKT에서 발생한지 불과 10일도 채 되지 않아 KT에서도 직원들의 불만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이날 ‘근로의욕 상실케하는 엉터리 성과급 당장 바꿔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 측은 “게임과 플랫폼 회사들이 개발자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연봉을 경쟁적으로 인상하고 있다”며 “업계 분위기와 영 딴판인 KT의 불합리한 성과 배분 시스템에 대해 젊은 사원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합리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맞춰 공정하게 분배하자는 것이 젊은 직원들의 요구지만 KT의 성과급 체계는 사실상 공기업 시절 정기 상여금에서 명칭만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KT새노조는 또 "사원들의 분노는 높아지고 있지만, 회사 내부에선 아무런 공적 문제 제기가 없다"며 "오죽하면 직원들이 익명 게시판에서 노조의 어용성을 규탄하고 있겠는가"라고 했다.
실제 블라인드에는 KT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성과급은 없지만 폰 할당은 있다”, “인력 귀한 줄 모르고 무슨 기술력으로 탈통신 하려 하나” 등의 글을 올라왔다. 최근 탈(脫) 통신을 외치며 사업 다각화를 꿈꾸는 KT를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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